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28 09:59 ㅣ 수정 : 2023.03.28 09:59
"자산 선호도 '채권≥주식>대체' 유지"…증시 바닥 견고해 국고채 3년·미국채 10년 3% 중반 상회시 비중 확대 권고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실리콘밸리뱅크(SVB) 등 은행 사태가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나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에 발생한 크레딧 이벤트는 부실 규모나 거래 상대방 리스크 등에서 2008년 금융위기보다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 위기와 비교된다"며 "당시 주식과 채권가격은 중기적으로 상승했으며,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락했던 경우는 금리 인상이 재개됐을 때 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추가적인 긴축은 1980년대처럼 충격을 가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리인하일 것으로 보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쨌든 다음 통화정책은 인하로 예상돼 채권 최선호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은행권 위기는 급격한 금리인상이 촉발했으나 그 이전에 너무 낮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한 것이 우선적으로 문제며, 그런 국가들의 은행들부터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보면 다음 인하 사이클에서 중앙은행들이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의 회복 탄력성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으로 누적된 부담이 금융 부문에서 먼저 파열음을 냈는데, 아직 상황은 진행 중이고 채권시장 변동성도 크지만 정책당국의 개입과 추가 대책이 예상돼 불안감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번 은행 사태가 대규모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과 우럽 신종자본증권 관련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여건이 한층 경직돼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 탄력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에서 자산군별로 '채권≥주식>대체' 순위 선호도를 제시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은행 유동성 경색 우려로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축소됐으며, 오히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우려가 당장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은 만큼,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융 안정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된 만큼, 한국 국고채 3년과 미국채 10년물이 각각 3% 중반을 웃돌 경우 재차 비중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며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대응 능력은 양호하지만, 글로벌 은행권 우려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크레딧 시장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 대해 각종 불안 요인들에도 주가 하단이 단단하게 잡혀있다고 평가했다. 리스크가 걷힐 때까지는 유로존이나 금융처럼 조심해야 하는 시장과 업종이 있지만, 모든 위험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미국 성장주 등 기회를 계속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재정투자 확대→인프라 투자 증가’로 전개될 것을 예상했으나, 양회에서 정부의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SVB 사태 등의 여파가 남아있지만 경기와 실적 등 펀더멘탈 요인들만 보면 바닥 국면에 진입한 상태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도 점차 과매도권에 접근하면서 오는 4월 중순 이후에는 반등의 실마리를 풀어갈 전망이며 경기민감주 중심 접근도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대체투자시장에서는 은행권 위기가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금에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더해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신중함이 지속되며 올해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53% 축소됐다"며 "금리 하락에도 리츠는 재차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는데, 향후 실물자산 가치 조정 가능성도 반영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