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진심담은 간절한 결정”…2조7000억원 자사주 매수

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0.02 18:54 ㅣ 수정 : 2024.10.02 18:54

긴급 기자회견 열고 공개매수가 83만원에 15.5% 취득 계획 밝혀
베인캐피털 2.5% 포함, 총 3.1조원 투입 18% 지분 확보 나서
자사주 취득 후 전량 소각 “주주가치 높이고 장기 성장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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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왼쪽)이 2일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고려아연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대항공개매수에 나선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는 동시에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공동매수자로 나서 경영권 방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를 불문하고 고려아연이 지금과 같은 혼란과 분쟁의 한가운데 처하게 돼 주주와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및 국민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에 나선 이후 최 회장이 공개 석상에 나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오는 4일부터 1주당 83만원에 320만9009주 자기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약 15.5%에 해당하는 지분이며 약 2조7000억원 규모다. 주당 가격은 앞서 MBK측이 제시한 75만원 보다 8만원 높게 설정했다. 

 

이와 함께 베인캐피탈이 4300억원을 투입해 공동매수자로 나선다.

 

베인캐피탈은 지분 2.5%를 확보해 고려아연에 힘을 보탠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총 3조1000억원을 들여 전체 발행주식수 18%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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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라며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사업방향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적극적인 지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기존 비철금속 제련 중심의 사업 영토를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으로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번에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해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며 “이는 이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 혼란과 회사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에 해당한다는 영풍 측 주장에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늘 법원에서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결정을 내려 그 적법성과 합리성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일시적으로 재무 부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MBK가 경영권을 장악하면 결국 어디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며 이를 막고 비철제련 세계 1위 토종기업인 고려아연의 내재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강성두 영풍 사장이 고려아연 잠재 가치가 한 주당  100만원이 넘고 120만원도 가능하다고 한 발언은 유일하게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현재 펼치는 비철제련업을 비롯해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신성장 동력을 추진해 앞으로 2~3년 안에 최대한 빠르게 고려아연에 내재된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경영진은 현(現) 경영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풍 측이 제기한 이그니오홀딩스 등 해외투자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그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도시광산에서 구리를 수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능력을 산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영풍이 대주주이지만 고려아연은 주주총회를 통해 여러 결정을 하는 주식회사”라며 “25% 주주가 어떤 상장 회사 주인이라면 나머지 75% 주주는 하인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저는 주총과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임명한 권한에서 의무와 능력을 다하는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잘하려 노력하고 있다. 혼심의 힘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장형진 고문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협력적 관계를 회복하며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에 대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며 “화해의 제스쳐다. 이유가 뭐가 됐든 MBK와 영풍이 연합해 현재 문제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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