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213)] 환경보호 광고인지 자동차 광고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N32광고

신재훈 입력 : 2024.12.04 05:15 ㅣ 수정 : 2024.12.04 05:15

광고 명가 시몬스의 닮은 듯 다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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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TV에서 자주 보이는 이 광고의 15초 버전은 어떤 제품 광고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프라스틱 환경오염 물질들을 보면 환경보호 캠페인 같다.

 

프라스틱 오염물질 사이에 버려져 있는 N32라고 쓰인 더미를 보면 혹시 자동차 광고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청정 해변 절벽과 자연을 보면 북유럽 어느 청정국의 관광청 광고인 듯도 하다.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광고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한 것 같다. 온에어 3주가 지난 현재 15초 버전은 유튜브 조회수가 거의 1,000만에 이르고 1분짜리 풀 버전도 거의 800만에 육박한다.

 

소비자들의 평가 또한 극과 극을 달린다. 대부분 차별화되고 눈에 띄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호평이 주류를 이루지만 광고가 음울하고 괴기스럽고 뭔 말인지 모르겠다는 부정 평가도 제법 있다.

 

이 광고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면 그리 이상하지도 않을 것 같다. 수년 간 침대 모서리도 보이지 않는 침대광고와 멍 때리는 침대광고로 주목 받았던 시몬스다.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에서 소개된 이후 전국민의 명언이 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 광고에도 적용된다. 이 광고의 배경과 의도를 알고 다시 보면 “이런 표현도 가능하구나”라고 감탄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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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32 SLEEP SAFETY Campaign 이미지 컷

 

2018년 4만개가 넘는 침대 매트리스를 폐기했던 충격적인 “라돈 침대” 사태를 지켜보던 시몬스는 “사람에게도 지구에도 안전한 매트리스를 만들 수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실이 바로 N32라는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다.

 

국내 최초로 비건 매트리스 인증을 받은 제품답게 제품 원단에 유기농 해조류에서 뽑아낸 식물성 원료로 생분해가 가능한, 즉 쉽게 썩고 토양이나 물에 스며들어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아이슬란드산 “시셀”을 사용하였다.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하니 라돈, 토론, 각종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화재 발생시 실내가 폭발적인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를 방지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 사람들의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 특성을 제대로 담아 “SLEEP SAFETY” 광고캠페인으로 탄생되었다.

 

이제 광고를 다시 보자.

 

신기하게도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갔던 스토리와 표현 소품까지도 확실하게 이해된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N32 SLEEP SAFETY Campaign 풀버전]

 

각종 프라스틱 폐기물이 쌓여있고 그 위로 N32라고 쓰인 더미가 처참하게 누워있다

 

Na & 자막 : Environmental hormones (환경호르몬은) PLASTICS (플라스틱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 때 빗방울이 떨어지고 그 빗방울은 마치 더미가 우는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Na & 자막 : Today. Your. Bed. (오늘. 당신의. 침대에서도.) So N32, (그래서 N32,)

 

청정 절벽 해안에 하얀 매트리스와 그 뒤에 멀쩡하게 서있는 더미의 모습이 보인다 / 장면이 바뀌고 아름다운 해안 절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더미가 마치 사람처럼 보인다 / 장엄하고 희망적인 BGM이 깔리고 카메라는 하얀 파도가 치는 때묻지 않은 해안을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자막 : 라돈 토론 환경 호르몬 검출없는 전제품 안전인증

 

아이슬란드 천연소재 국내 최초 비건 매트리스/ SLEEP SAFETY N32

 

프라스틱 오염물질 위에 누워 있던 더미는 하루 8시간을 각종 유해물질로 오염된 침대의 매트리스에 누워있는 소비자들을 상징한다. 전형적인 Negative(위험 소구형 또는 위협형)광고다.

 

이 광고를 보며 혹시 내 침대도? 그 위에서 자는 나도 광고의 더미가 아닐까? 라는 불안감을 느낀다면 광고효과는 확실한 것이다.

 

이 광고의 신의 한 수는 진짜 인간 모델 대신 실험용 더미를 쓴 점이다. 만약 멋진 남녀 빅모델이 더미 대신 모델로 나왔다면 원래 의도한 불안감 대신 “저 모델은 폐기물 위에 누워 있어도 멋지네”라고 느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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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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