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강성두 영풍 사장 “고려아연 공개매수, 공생 위한 조치이며 중국 매각 없어”

금교영 기자 입력 : 2024.09.28 06:35 ㅣ 수정 : 2024.09.28 06:35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매각 절대 없다며 강조
"이해할 수 없는 투자로 막대한 손실, 동업자 정신 고려아연이 먼저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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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왼쪽)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금교영 기자]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최근 고려아연과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획득한 이후에도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의 강성두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강성두 사장은 '영풍이 MBK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있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 등 외국에 안 팔고 팔 생각도 없다"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또 고려아연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영풍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부터 고려아연 중국 매각 및 구조조정 의혹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풍이 단독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강 사장이 직접 나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 '오죽했으면'이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현 사태가 발생한 것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먼저 동업자 정신을 깼기 때문이며 그가 영풍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인 고려아연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다만 영풍이 MBK와 손을 잡은 것은 고려아연과 함께 살기 위한 방안이라며 공개매수에 성공하더라도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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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 강성두 사장 "갈등 시작점부터 이견… 하지 않았어야 할 일 했기 때문”

 

강 사장은 “최윤범 회장이 동업 정신을 먼저 깼다”며 이번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 배경은 고려아연의 '영풍 죽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석포 제련소를 지구상에서 없애려고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있었다”며 “이를 알고 있는데 가만히 당하고 참고 망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보이고 주주를 위한 길이냐.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려아연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제한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영풍 반대로 무산되자 일방적으로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을 통보한 것이 영풍의 중대 결심을 부추기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수출하기 위해 항만부두 내 황산저장시설이 있는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일부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 사장은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나오는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며 “지난 20년 이상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잘 유지돼 온 이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결국 석포제련소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자사 유해폐기물 처리를 고려아연에 떠넘기려 했지만 이를 거절해 갈등이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강 사장은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근면·성실·인화라는 양사 동업 정신이 담긴 사훈의 의미를 먼저 깬 것은 최윤범 회장”이라며 “그 회사(고려아연)에 문제가 있는 것은 하지 않았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최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라는 친구 회사에 6000억원 가까이 돈을 투자하고 완전 자본 잠식이 된 미국 전자폐기물 회사 '이오니오'를 5800억원을 주고 샀다고 지적했다. 

 

강 사장은 “이대로 가면 향후 5~10년 후에는 고려아연이 빈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MBK와 지배권 강화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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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금교영 기자]

 

■ 고려아연 중국 매각설(說) 일축..."인위적 구조조정도 없다"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성공해 경영권을 획득하더라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팔 생각이 없다고 밝혔는데 이를 못 믿겠다는 것은 일종의 공격성 발언이다. 매일 입장문을 내야 믿어 주겠냐"며 토로했다.

 

이어 현재 고려아연 직원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들어가자마자 무언가를 하려니 하니 화학적 결합이 안되는 것”이라며 “적어도 2~3년은 두고 봐야 한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정조정은 없다고 약속했다”며 “지금은 상황이 안돼 고려아연을 찾아갈 명분이 없지만 공개매수가 끝나 주요 주주가 되면 울산에 직접 내려가 구조조정 등 우려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 드리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일축했다. 영풍과 손잡은 MBK는 기자회견 전날인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1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렸다. 

 

강 사장은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면서도 “이는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BK를 파트너로 선정한 배경에 그는 "직접 자금을 동원해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었지만 그럴 경우 자칫 영풍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장씨와 최씨의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이는 것도 원치 않았다. 여러 대안을 고민해 사모펀드 MBK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故) 최기호·장병희 명예회장은 1949년 영풍그룹을 공동 창업한 후 1974년 경남 온산에 고려아연을 함께 설립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을 비롯한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했다.

 

강 사장은 “비철금속 제련업 세계 1위 고려아연은 집안끼리 경영을 나눠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섰다”며 “글로벌한 경영능력, 감각, 비전을 갖춘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MBK도 이에 동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과대평가 돼 있다는 지적에 그는 “주가가 한 번도 가지 못한 저 너머 가격에 공개 매수가가 설정돼 있다”면서도 “다만 오버밸류(과대평가)된 가치로 고려아연을 인수하겠다는 뜻은 장래에 경영권을 갖고 왔을 때 그 이상의 가치있는 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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