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증권사, IB 부문 강자 CEO 전진 배치…증시 불안에 먹거리 확보 차원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3.10 10:30 ㅣ 수정 : 2022.03.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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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사진=각사 제공]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해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거래 활성화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가 1곳에서 5곳으로 증가했다.

 

이에 증권사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곳의 CEO들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불안한 국내 증시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비할 IB 부문 확대 등 사업 다각화로 살길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곳은 미래에셋증권(006800)과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071050), 키움증권(039490) 5곳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증시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조3000억원으로 줄었고, 2월은 18조원대로 가라앉았다. 지난해 1월 42조원까지 치솟았던 일일 거래대금은 1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호실적은 브로커리지 부문 호조뿐 아니라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따른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성장, 주식·채권 발행 시장 호황, 운용수익 등이 고르게 늘어난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증권사가 부진한 성적표를 낼 위기에 처한 것이다. 

 

■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대표...2년 연속 1조클럽 유지 위해 IB부문 강화 의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증시 호황에 따른 위탁매매수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증권사 최초 2년 연속 1조 클럽 수성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4858억 원과 순이익 1조1872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영업이익은 33.01%, 순이익은 42.29% 증가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조 달성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하에 IB와 트레이딩, PI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해외주식과 연금자산 증대에 집중해 WM(자산관리)과 디지털의 고객기반을 확대한 덕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글로벌부문을 IB1총괄 산하에 배치한 것은 본사와 해외법인의 IB역량을 더욱 강화해, 브로커리지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제로 지난해 말 대대적 조직개편과 주요보직 인사를 단행했고 2총괄 16부문 체제를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IB총괄은 IB1총괄과 IB2총괄로 나눴고 글로벌부문을 IB1총괄 산하에 배치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최초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달성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증시 불안에 대비한 IB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13곳과 해외사무소 3곳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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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 1조 클럽 5곳 증권사. [표=뉴스투데이]

 

■ NH투자증권, IB분야 전문성 갖춘 정영채 사장...증시 변동성 심화로 역량 활약 기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에 이어 대표이사 3연임에 성공하는 영예를 얻게 됐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IB 전문가인 정 사장의 역량을 높게 평가한 것이 그를 연임으로 이끌었다는 게 증권가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증권 업계는 정 사장이 세 번째 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만큼 NH투자증권이 퀀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그가 IB 전문가로의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정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선임 확정은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IB 전문가인 정 사장은 대우증권을 거쳐 2005년 NH투자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IB 사업부 대표로 합류해 13년간 사업부를 이끌었다.

 

인수금융·인수합병(M&A) 사업을 개척하는 등 IB 분야 성장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사장 자리에 올랐고 지난해 첫 연임에 성공했다.

 

사장 재임 기간에는 실적 경신을 주도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67억원을 달성하며 취임 당시 내건 '5년 후 경상이익 1조원' 목표를 이뤄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최대주주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공시하면서 증자 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초대형 IB 경쟁력 강화,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을 제시했다.

 

■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 고른 성장으로 최대실적 달성...올해 IB부문 수익성 기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한 삼성증권도 IB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각 사업부의 균형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2021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111억원으로 전년보다 93.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658억원으로 전년 대비 90.2% 늘어났다. 

 

삼성증권 주요 사업부는 올해 3분기 1조8106억원의 순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순영업이익은 상품운용 6380억원과 위탁매매 5985억원, 자산관리 3394억원, 기업금융 1797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WM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시켰다. 2010년 증권업계 최초 초고액자산가 전담 서비스 ‘SNI’를 선보였고, 지난해 개인고객 예탁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리테일과 IB, 운용 등 전사업부문에서 고루 성장해 사상최대 실적을 3년째 경신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814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올해 부진한 국내 증시를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WM부문 외에도 균형성장 전략을 통해 안정화된 수익구조를 갖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이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 상황에서도 IB부문에서 탄탄한 수익성을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황의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IB부문 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 한국투자증권, 최초 영업이익과 순이익 동반 1조 클럽.. IB부문 더욱 강화할 것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1조2889억원, 당기순이익 1조447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7%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4%와 104.4%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순위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이은 4위 수준이지만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동반 ‘1조 클럽’ 기록을 남겼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순이익 업계 1위 자리에 오르면서 정일문 대표에 대한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재신임을 받아 임기가 1년 연장된 정 대표는 작년 최대 실적 견인차가 된 IB 부문을 더욱 보강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2022년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 I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또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PF그룹 아래는 PF전략부를 각각 신설했고, ECM 부문뿐만 아니라 DCM 관련 부서도 확대했다.

 

실제 2021년을 보면 특히 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IB 전반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ECM 리그테이블에서 대표주관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큰 존재감을 보였다. 

 

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IB와 PF, 운용부문은 무엇보다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리스크 관리 문화를 철저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며 해외 IB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을 강조했다.

 

■ 키움증권,  황현순 대표 '종투사' 인가로 IB부문 확대

 

키움증권은 리테일 부분에서 전체 수익의 67%를 거둘 만큼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리테일 부문에서 9650억원 규모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1년 새 33.1% 늘어난 규모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위해 조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위탁매매 부문에 치우친 키움증권의 사업체질을 투자금융 등으로 다변화해 대형 증권사로 도약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089억원으로 전년(9690억원) 대비 24.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037억원으로 같은 기간 28.48% 늘었다.

 

이번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면서 키움증권은 200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입성하게 됐다. 부문별에서 금융수익(3270억원)과 국내주식(3080억원), 해외주식(1650억원) 등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IB부문 순영업수익은 1992억원으로 전년 동기(1727억원) 대비 15.4%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333억원의 IB수익을 기록하는 데 그쳐 전 분기 657억원 대비 49.4% 줄었다. 

 

이같은 문제는 증시 침체에 따라 금융상품 평가이익 감소 및 신규 상장 건 감소로 주식자본시장(ECM) 수익, 금리인상으로 채권 매매 및 평가 이익 감소로 채권자본시장(DCM) 부문 수익도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인가를 통해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수익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로 2조7288억원이던 자기자본이 3조5924억원까지 확대된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내 종투사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총 200%에 달하는 신용공여 사업 시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내에 키움증권을 종투사로 지정할 지도 주목된다.  현재 키움증권은 종투사 인가 신청을 냈고 심사를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되면 초대형 IB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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