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증시 악화에 '자사주 소각·배당금 인상' 등…"주주 가치 제고"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2.09 08:51 ㅣ 수정 : 2022.02.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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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증권사들은 올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증액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7일 836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보통주 1000만주를 오는 4월 27일까지 3개월간 취득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기존에 취득한 자사 보통주 2000만주(1740억2000만원 규모)를 소각했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28일 439억5000만원에 달하는 50만주의 자기주식을 오는 5월 2일까지 취득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과 6월, 11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3400억원 규모의 소각을 목적으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배당금도 올리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날 배당금도 정했는데, 보통주는 1주당 결산배당금 300원, 미래에셋증권우와 미래에셋증권2우B는 각각 330원과 300원으로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200원보다 72.7% 증가한 38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증액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는 것은 최근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등 증권의 업황둔화 우려로 나타나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증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며 증권사들도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국내 양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을 합친 월평균 시가총액이 전월보다 3.7% 감소하는 등 증시는 올해 들어 약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2.3% 하락한 20조7000억원 규모를 기록해 2020년 5월 이후 최저수준을 보이며 증권사들의 성장세도 종전보다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개지표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판단된다”며 “악화된 투자심리와 유동성 감소로 거래대금 관련 모멘텀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주 친화 정책을 진행하는 것은 주가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적으로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까지 진행돼야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 매물을 다시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투자업의 성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증액 등을 결정하는 것은 장기 투자 목적의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며 “다만 자사주 소각 하나만으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다른 이슈들이 나타날 때 주가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라며 “주식 배당금 인상 결정도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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