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OCIO 시장 눈독…"결국 전문성이 승패 가를 듯"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2.10 08:14 ㅣ 수정 : 2022.02.10 15:03

OCIO에 뛰어든 증권사는...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선두로 속속 전담 부서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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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이를 또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여긴 주요 증권사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OCIO 시장 규모가 현재 100조원 규모인 데다 대형 공적기금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이나 대학기금 같은 다양한 특성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새로 도입될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역시 OCIO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그간 운용사 중심 OCIC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가 퇴직연금을 담당한 수탁법인(기금)을 설립한 뒤 전문 위탁기관에 적립금을 운용하도록 맡기는 것을 말한다.

 

오는 4월부터 모든 기업은 퇴직연금 적립금운용계획서(IPS) 도입 및 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돼야 한다. 

 

다만 한국형 OCIO 제도라고 불리는 국내 OCIO 시장의 역할 및 권한, 자금의 집합에 의한 규모의 경제와 수수료 체계 등 많은 부분에서 해외시장과는 다른 구조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OCIO 시장은 자리가 잡혔고 또 처음 만들었을 때 의도와는 맞는 것 같다”며 “OCIO 시장이 증권사들의 미래 먹거리는 맞지만 어디까지 파이가 커질 것이며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까진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OCIO가 두터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차별적 경쟁력과 수탁자의 선제적인 운용 역량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홍 교수는 “OCIO가 증권사들끼리 경쟁이 심하고, 인력 문제와 구조적인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건전한 시장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다”며 “무엇보다 3년마다 재심사로 위탁하는 회사가 바뀐다는 것은 불안정성이 남고 반면 3년마다 바뀌게 되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퇴직연금 제도 개편이 예고되면서 OCIO 시장 규모가 10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OCIO는 효율적 자산 배분을 위해 국민연금과 연기금 등 투자자들의 자금운용 업무를  외부 투자관리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제도다. 

 

국내 첫 OCIO는 2001년 공적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제도다. 이어 2014년 주택도시기금이 OCIO 체계를 도입했으며 2015년에는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등이 OCIO 제도를 도입했다.

 

전문가는 민간시장 OCIO는 결국 전문성(안정적 수익)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금운용을 OCIO 형태로 운용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며 “전문성을 갖춘 기관들을 통해 성과 등을 평가해 교체할 수 있어야 하는 데 그러려면 OCIO를 할 수 있는 투자풀이 필요하고 또 발전시켜야 하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다만 고려해 볼 점은 OCIO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지금까지는 공적성격을 갖는 기금들이 많아보니 평가에만 치우쳐 온 것도 있다”며 “당연히 위험관리와 함께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체계적이어야 한다. 여러 측면에서 볼 때 OCIO 자체가 확대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 OCIO에 뛰어든 증권사는...NH투자·한국투자증권 선두로 속속 전담 부서 신설 

 

증권사들은 주요 기관 및 기업의 OCIO 선점 및 확대를 위해 인력을 별도 조직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증권사 수장들이 OCIO 시장 확대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직접 조직 운영을 맡고 있기도 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기관자금 운용 자문과 지원 기능을 담당할 OCIO 사업부를 신설해 전문적인 역량 강화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OCIO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유관 조직들을 OCIO사업부 산하로 재편하고 정영채 사장이 직접 사업부 대표를 맡았다.

 

운용사업부는 운용 목적과 대상 자산을 고려한 전문 운용 구조로 변경하고, 파생본부의 운용 기능을 온전하게 복원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055550)는 지난해 말 자산관리(WM) 영업을 지원하는 IPS본부를 IPS그룹으로 확대하고 OCIO본부를 새로 꾸렸고, 타겟 고객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OCIO 영업 확대를 위해 OCIO 마케팅팀을 OCIO 영업부로 승격시키고 OCIO운용부도 별도로 조직했다.

 

증권사들은 OCIO 운용 역량을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에 접목시켜 초고액 자산가와 중소법인과 대학기금 등을 대상으로 운용하면서 고객을 유치한다.

 

실제 KB증권이 OCIO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액자산가(HNW) 고객 대상으로 선보인 'KB 에이블어카운트H'의 잔고는 2020년 말 417억원에서 2021년 말 2204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OCIO 운용팀 신설을 위해 지난해 11월 내부공모와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1일 OCIO 운용팀이 정식으로 신설됐고, 외부채용과 내부공모를 통해 총 3명의 인력을 뽑았다. 현재 OCIO 운용팀은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 8월 OCIO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071050)도 투자솔루션본부 산하에 OCIO 솔루션부를 만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고용보험기금을 진행하고 있고 기존 운용능력을 더해 기금 운용을 전담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OCIO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본다”며 “OCIO는 운용사가 선점하고 있지만 증권사는 포트폴리오(IB, 운용)를 잘 짤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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