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기자 입력 : 2024.06.23 11:59 ㅣ 수정 : 2024.06.23 20:39
사거리 최대 4.5km, 발사 23초 내 표적 격파...대만군 교전능력 향상 기대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중국의 침공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이 상륙저지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상륙군을 저지할 자살폭탄 드론으로 통하는 배회탄 외에 차량 거치식 토우2B 대전차 미사일을 연말까지 대량으로 도입한다. 토우 2B는 육군 차량, 브래들리 장갑차,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탑재되는 미군의 대표 대전차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3.7km에 이르는 토우2B 대전차 미사일은 대만 해안에 상륙하려는 중국군에게는 '지옥도(hellscape)'를 연출할 무기가 될 전망이다.
대만 영자신문 타외완뉴스에 따르면, 구위슝(顧立雄)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17일 대만 의회인 입법원에 출석해 토우 대전차 미사일의 인도 스케줄을 묻는 왕팅위 의원의 질의를 받고 "미국에서 구매한 토우 2B 대전차 미사일을 전량 인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만은 지난 2015년 토우 미사일 1700발과 발사기 100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18∼2025년까지 총 118억 1000만 대만달러(미화 3억6400만 달러)를 배정하기로 했다. 당초 이 미사일들은 2022년까지 대만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대만군은 단 한 발도 인수하지 못했다고 왕 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구 국방부장은 "토우 미사일이 미 육군 시험에서 미군이 정한 요구조건을 맞추지 못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이후 시험을 통과해 승인을 받았다"고 답했다.
토우 미사일은 대만이 중국군의 상륙저지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무기다. 중국군 전차나 장갑차의 가장 취약한 상부를 공격할 수 있는 탑어택(Top attack) 능력이 추가된 토우 미사일이다. 이를 위해 방산업체 탈레스가 제조한 도로 등 평탄도를 측정하는 레이저 측정계와 자기센서 등 이중모드 센서를 갖추고 있다.
외형은 대만군이 운용하고 있는 토우2A와 유사하지만 2개의 탄탈륨성형작약관통자가 든 탄두를 채택했다. 토우 2A의 사거리는 최대 3.75km, 미사일의 무게는 22.7kg, 속도는 최대 초속 310m, 관통력은 900mm 수준이다. 토우2B는 유효사거리가 4.5km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산하 안보협력국(DSCA)은 "토우 미사일은 통합 지상 방어능력을 발전시키려는 대만의 목표를 상당히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우2B는 발사 후 23초 내에 표적을 격파할 수 있어 대만군이 중국군 장갑차량 등과 신속하게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그동안 차일피일 인도를 미뤄왔다. 토우 미사일은 F-16V 66대와 AGM-154 원거리무기(JSOW)와 함께 미국이 인도를 미루고 있든 무기 중 하나라고 구 국방부장은 설명했다.
F-16V는 연내 비행 시험을 위해 2대가 인도될 예정인데 대만은 2026년 말까지 전량을 인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구 국방부장은 밝혔다. 대만이 미국에서 직도입 할 F-16V는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다를 탑재하고 최고속도가 마하 2.0을 넘는 전투기로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운용할 수 있다.
구 국방부장은 AGM-154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JSOW는 유도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의 중간에 위치하는 폭탄이다. 이 폭탄은 발사 후에 폭탄 상부에 접혀있는 날개가 펴지면서 장거리를 활공해 표적을 타격한다. 대만군이 보유한 F-16에 장착할 수 있는 무기다. 사정거리는 최고 120km에 이른다.
두 무기 모두 대만의 방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무기다. 대만은 미국이 최신 첨단 무기 판매를 거부하거나 지연하자 초기형 F-16A/B 전투기 141대를 F-16V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성능 개량 사업을 벌일 경우 심각한 대중국 공중전력 열세를 일부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