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기자 입력 : 2024.05.29 14:49 ㅣ 수정 : 2024.05.29 17:44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중국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이 배수량 6000t 급의 이지스함 도입에 다시 나선다. 중국의 해상전략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대만도 이지스함 도입 국가 대열에 합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국은 미사일 순양함으로 불리는 만재 배수량 1만3000t급 8척을 실전배치하고 10번함을 진수했다. 조금 작은 7600t급 다목적 0521D 구축함도 25척을 실전배치해 놓고 대만 포위 작전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29일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해군은 차세대 유도미사일 호위함 도입을 재개했다. 대만 해군이 도입하려는 차세대 호위함은 배수량 6000t 이상에 AN/SPY-7 위상배열(AESA) 레이다를 갖춘 이지스 구축함이다.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대만 자유시보에 대만해협의 방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군 당국이 호위함 건조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 호위함의 배수량은 당초 계획안 4500t에서 6000t 이상으로 커진다. 배수량이 커지면 그만큼 많은 무기와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화양' 수직발사대(VLS)에는 텐궁III 미사일이 탑재될 예정으로 있다.
레이다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A/SPY-7레이다가 선정될 것 같다고 타이완뉴스와 리버티타임스는 전했다. 이 레이다는 스페인의 F-110 호위함, 일본의 마야급 이지스함에 탑재된, 성능을 검증받은 레이다이다.
대만 해군은 당초 수동 AESA 레디다를 채택하려고 했지만 다른 국가들이 자국 호위함용으로 능동 AESA 레이다를 채택하는 것을 보고 계획을 변경했다. 대만의 차기 호위함 도입사업은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일시 중단됐고 시제함 건조 예산은 경호위함 2척 건조비로 전용됐다.
시제 경호위함은 방공형과 대잠형으로 나뉘는데 오는 2026년 3분기에 인도될 예정으로 있다. 앞서 대만 해군은 지난해 4월 신형 호위함 설계 제안을 요청하고 시제함 건조를 위한 입찰이 2026년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완뉴스는 "호위함 사업은 완전히 폐기된 게 아니었으며 내부 검토와 국제 건함 사례를 감안해 군당국이 프로젝트를 재가동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대만해군과 중국해군의 전력격차는 엄청나다. 중국이 수상함정을 찍어내듯 건조해 배치하고 있는 탓이다. 두 나라간 건함 사업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와 같은 형국이다. 중국의 해상전력은 현 수준에서도 대만을 압도하는 데 앞으로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전문매체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다롄조선소에서 055형 구축함 10번함을 최근 진수하고 052D 구축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난창급으로 통하는 055형 구축함은 길이 180m, 너비 20m에 만재배수량이 약 1만3000t 으로 미국의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보다 크다. 강력한 무장을 갖춘 함선이다. 수직발사대 112셀에는 HQ(훙치)-9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과 잉지 YJ-18 대함 순항미사일, JY-21 초음속 대함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Q-9은 최대 사거리 125km, 최대 고도 30km, 최고 속도 마하 4.2에 이르는 함대공 미사일이다. YJ-18 은 최대 사거리 540km에 속도 마하 0.8인 순항 대함미사일이다. YJ-21은 속도가 마하 6이상인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이다. 중국 해군은 지난해 4월 YJ-21이 055형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 해군은 이처럼 강력한 무장을 한 055형 8척을 남해함대와 북해함대에 배치해 놓고 항모전단 호위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또 배수량 7000∼7500t으로 추정되는 052D 구축함을 25척 취역시켰다.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통하는 052D 구축함은 4면 고정 AESA 방식의 레이다와 함게 수직발사대 64셀을 갖추고 있다.
대만 해군은 배수량 1만t을 조금 밑도는 기룽급 구축함 4척, 4100t 청궁급 10척, 3600t인 캉딩급 6척 등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수십척의 수상함 전력으로 대만 주변에서 해상 훈련을 하는 등 침공연습을 벌이고 있지만 대만의 대응 전력 구축은 더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