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 기자 입력 : 2024.06.20 08:16 ㅣ 수정 : 2024.06.20 09:44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중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1척이 대만해협에서 수면위로 떠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하는 핵추진 잠수함 부상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 사진을 18일 촬영한 대만 어민들이 대만 당국으로부터 현금 보상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을 받을 어민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만 당국은 미식별 군함을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하며 선체 번호를 기록해 위치를 보고한 어민들에게, 해당 정보가 유용할 경우 최고 3만 대만달러(미화 926달러)를 지급하는 보상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또 어민들이 대만의 접속수역(24해리, 44km) 이내 지역에서 중국 군함을 기록하면 3만 대만달러, 기타 중국 정부 선박을 식별하면 2만 대만달러르 각각 지급받는다.
기타 국가의 군, 정부, 조사선에 대해서는 보상금은 2만 대만달러다.
앞서 대만 어민들은 이날 새벽 5시께 대만 서부 해안에서 200km가량 떨어진 펑후현 해역에서 중국 군 잠수함 사진을 촬영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어민들은 잠수함이 갑자기 부상했으며 중국군 전함이 현장에 도착해 이 잠수함을 중국쪽으로 호송했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보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서 작전을 펴온 이 잠수함이 알 수 없는 고장을 일으켜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언론들은 해당 잠수함은 핵 탑재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진(晉)'급 핵잠수함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잠수함이 중국군의 094형(진급)이나 096형(탕급) 탄도미사일발사잠수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사전문 매체 워존도 094형으로 식별했다. 탕급은 진급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잠수함이어서 이번에 부상한 잠수함은 094B형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진급은 6척이 배치돼 있다.
094형은 길이 137m, 너비 11.8m이며 기준배수량 8000t, 수중배수량이 1만1000t에 이르는 대형 잠수함이다. 핵추진 잠수함으로 작전거리는 무제한이다. 특히 쥐랑(JL)-2나 JL-3 SLBM 12발을 탑재한다. JL-2는 사거리가 7200km에 이르며 폭발력 1메가톤인 탄두 하나나 20킬로톤( kt),90kt, 150kt인 탄두 3∼8개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L은 3단 미사일로 길이가 최대 13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거대한 미사일을 수용하기 위해 094형은 잠수함 세일 뒷부분에서 함미까지 불룩하고 긴 수직발사대를 높게 설치해 놓은 게 특징이다.
중국 진급 잠수함의 부상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대만해협의 낮은 심도를 이유로 꼽았다. 즉 덩치 큰 핵추진 잠숨함이 잠항하기에는 얕아서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대만해협의 평균 깊이는 300피트(약 99m) 미만이다.
중국 해군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해온 저널리스트 알렉스 럭(Alex Luck)은 워존에 "사진이 촬영된 펑후제도 근처 심도는 약 50m"라면서 "이는 덴마크법에 따라 부상항해야 하는 해협과 같은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 잠수함들과 유사한 상황으로 그런 큰 선체가 잠항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워존은 "이를 염두에 둔다면 대만해협을 통상 잠항 작전하는 것은 중국군의 재래식 잠수함 뿐일 것"이라면서 "중국해군이 094형을 잠항시키려면 대만 섬을 우회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럭은 "결론을 말하자면 이는 표준 작전 절차"라면서 "어떤 신호든 동기라기보다는 우연의 일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이날 국회인 입법원 보고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어민들이 촬영한 중국 군 잠수함 관련 정보를 파악했다"면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적 괴롭힘과 '회색지대' 위협에 대해 전면 경계해야 한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