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연초효과' 기대감에 오름세…부동산은 여전히 '발목'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2.11 07:33 ㅣ 수정 : 2023.12.11 07:33

KRX증권, 한 달새 3%대 상승…은행·보험 상회
삼성證, 52주 신고가 경신…한국금융지주도↑
연초 거래대금 증가·코스피 상승에 주가 오름세
"1월 효과 기대감…자본시장 회복시 증권업↑"
부동산 문제 걸림돌…신평사 "내년 업황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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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새해를 앞두고 국내 상장 증권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 업황에 대한 특별한 모멘텀(상승 여력)은 없는 가운데, 시장에선 연초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이른바 '연초효과'를 주목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 연말연초 국내 증시가 상승하면서 증권주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증권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KRX 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포인트(0.24%) 상승한 651.2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 전 종가(630.46) 대비 3.29% 오른 수준이다.

 

지난주(이달 4~8일) 주간 상승률은 2.83%로 KRX 지수 중 은행(0.07%)이나 보험(0.29%) 등 다른 금융업종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 증권 지수는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한국금융지주(071050) △NH투자증권(005940) △키움증권(039490)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한 증권사 중 11곳의 주가를 기초 자산으로 하고 있다.

 

지수에 속한 증권사 중 삼성증권은 지난 8일 장중 3만96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6일 장중 고가 6만2300원을 기록해 올해 2월 10일(장중 고가 6만3200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키움증권도 지난 8일 9만26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영풍제지(006740)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던 올해 10월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가 지난달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행한 이후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했는데, 이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4241억원으로 전월(14조9701억원) 대비 약 10% 가까이 증가했다.

 

통상 증권주는 코스피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지난달 코스피가 5% 넘게 오른 점도 증권주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연초효과를 기대한 투자자금이 증권주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매물과 배당락 이후 매물이 출회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지수는 거래대금 민감도가 커 증시 상승 시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폭을 보인다"며 "계절적으로는 1분기에 수익률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 양도세와 배당락 물량 외에도 내년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반영된다면 1월 효과로 증시가 1분기에 다른 분기보다 상대적으로 더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최근 10년간 증권업 지수는 연초 1~4월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서 오는 시장금리 안정화가 자본시장 내 온기를 더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증권사들이 노력해 온 사업다각화 및 자본력 등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회복 시 실적개선이 가장 빠른 업종 중 하나는 증권업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업황 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은 증권주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험주와 증권주는 당분간 새로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연말까지 무난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부동산 관련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부동산 PF 문제는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내년 증권 업황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브릿지론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 중 만기 도래할 예정인 만큼,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중소형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예상 손실 비중이 9~14% 수준이어서 재무 부담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IB(투자금융)나 부동산금융 시장이 모두 위축된 상황"이라며 "증권사 IB 부문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모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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