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호실적에 주가 올랐지만…CFD 여파·업황 둔화 불확실성 여전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6.13 07:34 ㅣ 수정 : 2023.06.13 07:34

KRX증권, 3개월새 2.21% 상승…연초比 15.45%↑
유진證, 3개월간 43.9% 급등…삼성·미래·유안타↑
CFD 평판 리스크·거래대금 위축 등 업황 둔화 우려
"하반기, 브로커리지·트레이딩 호실적 달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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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도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차액결제거래(CFD) 여파와 업황 둔화 우려 등 리스크가 등장해 상승세에 먹구름이 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13곳으로 구성된 KRX증권은 전일 종가 기준 623.58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전에 비해 2.21% 상승한 수준이며, 연초와 비교하면 15.45% 오른 수치다.

 

KRX증권 지수에 포함된 개별 증권사로는 유진투자증권이 3개월 전 대비 43.9%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고, 이어 △삼성증권 15.3% △미래에셋증권 9.4% △유안타증권 7.6% △대신증권 6.6% △NH투자증권 2.4% 등의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돼 글로벌 증시가 회복하는 등 증권업황이 개선됐고, 그 영향으로 증권사들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서 국내 60개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3조896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6억원) 대비 89.3%(1조8382억원)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자기매매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5.1%(2조1929억원) 늘어난 3조212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11.5% 늘어난 약 677조8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도 720.9%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0%포인트 증가했으며, 모든 증권사 순자본비율이 규제 비율(100% 이상)을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증권사 영업 실적은 주가 하락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 분기 축소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회복세로 전환했다"며 "전 분기 대비 수탁 수수료, 자기매매 손익이 늘어나는 등 영업 부문 전반에 걸쳐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분기와 하반기엔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4월 발생한 무더기 하한가의 주범으로 지목된 CFD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CFD 사태가 직접적으로 증권사에 주는 재무적 타격은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증권사의 평판 리스크가 작용할 여지가 있어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CFD를 취급하는 13개 증권사에서 하한가 사태 당시 문제가 된 8개 종목(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과 관련해 발생한 미수채권은 총 2521억원 규모로,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7% 미만 수준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모든 증권사가 익명 처리가 됐는데, 단일 증권사 중 미수채권 규모가 가장 큰 A증권사는 685억6000만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13곳 중 100억원이 넘는 미수채권이 생긴 증권사는 A증권사를 포함해 총 6곳이었으며, 해당 종목 관련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증권사도 한 곳 있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CFD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증권사 13개사는 최근 3개년 평균 순영업수익 대비 수탁 수수료 비중이 38.0%로 국내 증권사 평균(31.7%)보다 높다"며 "리테일 사업 비중이 클수록 고객 기반은 경쟁 지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향후 고객 이탈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증시 회복으로 늘어났던 거래대금도 지난 4월을 고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 2개월만에 20조원을 넘겼고, 지난 4월에는 26조4000억원을 돌파해 2021년 6월(27조4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5월에는 18조원 수준으로 나타나 전월 대비 30% 넘게 감소했으며, 이달도 지난달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18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여전히 18조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이끌었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손익은 하반기에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브로커리지는 이익이 원천이 되는 거래대금과 예탁금, 신용공여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어 올해 1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그동안 이연시켰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손실도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상반기 중 이자비용률 상승 속도를 통해 손실 반영을 어느정도 가늠해볼 수 있었는데, 특히 이자비용률이 크게 오른 증권사들의 경우 이자손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유동성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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