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행에 배당 매력 뒤처진 증권주…주주환원으로 반전 노린다
KRX증권, 한달간 2%대 하락…보험·은행 하회
미래에셋·키움證 주가, 각각 10%·7%대 급락
부동산·증시 부진 여파…"상승 여력 지켜봐야"
키움證 '연 30% 목표' 중기 주주환원정책 발표
미래에셋도 매수세 지속…"내년 발표 주목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금융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보험과 은행에 비해 유독 증권주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부동산 우려 등 여러 악재에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와 배당 축소 등이 전망되면서 시장의 주목도가 낮아진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증권사가 나타난 가운데, 증권주들이 주가 부진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KRX증권, 보험·은행 대비 수익률↓…미래에셋·키움證 낙폭 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KRX 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55포인트(2.13%) 상승한 601.61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종가 600선을 웃돌았다.
지난달 15일 장중 644.01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에 근접했던 KRX 증권 지수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600선 밑으로 내려섰으나,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반등을 이어갔다.
KRX 증권 지수는 1개월 전인 지난달 11일 종가(620.30) 대비 2.97%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6.03%와 12.88% 급락한 것과 비교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또 다른 금융 지수인 KRX 보험과 KRX 은행은 각각 3.00%와 1.06% 올랐다. 금리 인상기에 투자자들은 증권보다 보험과 은행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배당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과 은행은 금리 상승기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보험사의 경우 금리 인상이 자산운용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은 통상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마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받으나, 최근에는 당국이 예대마진을 압박하는 양상이어서 증시 부진에 따른 방어주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권은 금리가 오를 경우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가치 손실이 발생하는데다가, 자본의 조달금리가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하락하면 거래대금이 감소해 브로커리지 손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증권사 자본 활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역시 시장 악화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지는 등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증권 업종은 저평가 매력에도 모멘텀(상승 여력)이 부족하며,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보험 업종은 금리 상승기에 향후 투자수익률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타 금융 업종보다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주요 증권사 종목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키움증권(039490)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종가 기준 6100원을 기록하며 한 달 전 종가(6850원) 대비 10.95%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와 CJ CGV(079160) 전환사채 등 투자자산 평가손실 우려 등에 하방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해외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3분기도 관련 비용 적립이 예상된다"며 "당분간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은 7.62% 떨어졌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올해 8월까지 증시 훈풍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강세를 보여왔으나, 지난달부터 글로벌 증시가 부진하면서 덩달아 주가도 급락하는 모양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이 금융업권 내에서 가장 높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며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집행했던 일부 회사들에는 자본이 크게 감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배당 매력은 여전…키움證 '연 30% 목표' 중기 환원 정책 발표
다만 증권주들의 배당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개별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키움증권은 전일 장 마감 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연 30% 이상의 환원율을 목표로 한 중기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키움증권 측은 공시에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이뤄지며, 추후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또 키움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40만주를 전량 소각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던 우리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을 예측 가능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대폭 강화하겠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수익률 등을 퉁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투자자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제시한 연간 주주환원율 가이던스(자체 전망치) 30%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 들어서만 미래에셋증권 주식 1356만7695주를 장내매수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14~19일 총 네 차례에 걸쳐 61만5663주를 매수했다. 이번 매수 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의 미래에셋증권 지분율은 25.00%로, 올해 첫 보고서 제출인 1월 3일(22.94%) 대비 2.06%포인트 상승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키움증권이 이번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은 긍정적이며, 올해는 기취득 자사주 1233억원어치만 활용하고 내년에는 기취득 자사주에 신규 자사주 매입도 활용할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로 워낙 낮아 연간 소각주식비율이 3~4%대로 높게 나오는 점이 긍정적이며, 증권 업종 탑픽(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주식 관련 자산 수익성 개선도 더뎌 투자목적자산 관련 손익 회복이 이연될 점은 부정적"이라며 "향후 관건은 내년 초 발표가 예상되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인데, 전체 주주환원율과 자사주 소각 비중 모두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권주의 예상 배당 수익률이 6~7%에 형성돼 있고, 정책 관련 리스크도 비교적 덜 하다는 이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권은 타 금융업종에 비해 규제 불확실성도 제한적인 만큼, 상대적으로 편한 대안"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손실 가능성 등은 일부 남아있으나, 각종 정책에 당분간 리스크가 크게 불거질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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