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한동안 움츠렸던 소비 심리가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이른바 '펜트업(pent-up 보복 소비)'가 두드러지면서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에도 지갑을 활짝 여는 모습이다. 고급 증류주와 어른들의 술로만 여겨졌던 위스키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류시장의 무서운 성장세에 주류·유통업계는 너 나 할 것 없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류업계의 최근 추세를 취재해 분석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간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오픈런(open run·매장이 열자마자 뛰어가 구매하는 것) 풍경을 편의점, 와인 위스키 판매점, 마트 등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위스키 판매량은 2021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편의점의 위스키 매출도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위스키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60% 늘었다고 밝혔다. 편의점 GS25의 경우 지난해 위스키 매출이 전년 대비 65.6% 증가했고, CU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도 2021년에 비해 45.8% 올랐다.
더불어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위스키 수입액은 1억2365만달러(약 1620억원)로 전년 동기(7639만달러) 대비 61.9%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량도 1만1189톤으로 지난해 동기(6829톤) 대비 63.8% 늘었다.
최경희 NIQ코리아 대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술과 음료를 혼합해 즐기는 '믹솔로지'가 확산됨에 따라 위스키 판매량은 28.6%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스키 소비 주도층이 중장년층에서 MZ세대로 바뀌었다. 이마트가 올해 1~2월 위스키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가 39.4%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40대(24.3%) △50대(17.4%) △60대(6.6%)가 뒤를 이었다.
MZ세대들이 위스키로 눈을 돌린 이유는 3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것),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트렌드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해외여행에 제약이 생기자 보복심리가 발동하기도 했다.
올해 위스키 관련 매출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도수의 주류와 탄산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갑을 열기 위해 유통업계도 하이볼 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은 국내 위스키 시장의 성장과 다양한 위스키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이완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Kavalan)' 제품 2종을 내수 시장에 추가로 선보였다.
골든블루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제3세계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로 '카발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위스키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 및 투자를 통해 소비자들이 색다른 위스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12일 위스키 원액을 넣은 몰트위스키하이볼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세계적인 위스키 증류소 '화이트앤맥키(White and Mackey)'에서 나온 스코틀랜드산 스카치 위스키 원액 20%가 들어간다. 세븐일레븐은 곧 미국 잭다니엘 위스키에 콜라를 섞어 마시는 '잭콕' 스타일의 하이볼도 선보인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담당MD는 "올해 지속될 하이볼 열기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 상품을 향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20~30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청신 작가와 함께 '청신 레몬 하이볼'을 출시했다. CU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RTD(Ready To Drink) 하이볼 2종(어프어프 레몬토닉, 얼그레이)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