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인상 ② 증권가] 한은, 기준금리 1.50%로 올려...증권가 반응 "증시 영향 제한적"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4.14 10:50 ㅣ 수정 : 2022.04.14 11:17
한은, 우크라 사태로 원유·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인상 결정 소비자물가 4% 넘어, 미 긴축 속도 빨라질 것 우려...연속 인상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14일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현재의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번 회의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퇴임으로 사상 처음 총재 공석 속에서 열렸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인 연 1.25%로 올린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 회의 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에서 동결할 것이란 의견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소비자물가가 4%를 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일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에 대해 상반기 부득이하게 한은의 예상(3.1%)보다 높아질 것에 우려를 표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실제 인상 시 국고채 단기물 금리의 추가 약세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 발표 직후 한은은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전망의 상향 조정을 이미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한은 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전방위적인 물가상승 압박이 커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미국의 물가 상승세도 거센 데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해있고 이런 상황에서 동결을 끌고 간다면 이후에 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따라서 인플레이션과 갑작스런 금리인상 폭으로 인해 상당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충격이 발생해 금융시장 불안을 만들 수 있기에, 기본적으로 폭은 점진적이어도 계속적인 인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약간의 경계심은 잔존하나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금리인상 및 코스피지수 조정에 따른 일부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확대될 수 있으나 시장은 금리인상에 대해 고민해왔고, 충격이 있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금리를 동결한다는 것은 새 정부 눈치를 본단 것으로 여겨졌고 총재가 바뀌어도 우리나라 통화정책이 정권을 따라가선 안 되기 때문에 당연히 경제 상황에 맞춰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물론 항상 경기는 좋을 때는 없겠고 또한 경기가 좋다고 해도 항상 나빠지고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고, 내부적으로 지금 불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런 논리로 보면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