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ESG 평가 (61)] 등급 하락 11개 기업 중 오스템임플란트, 하이트진로, 하림지주 등 73%가 지배구조(G) 리스크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1.18 07:32 ㅣ 수정 : 2022.01.19 08:43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올 1분기에 11개사 ESG등급 하향 조정...지배구조(G) 8개사, 환경(E) 2개사, 사회(S) 1개사 등급 하향 조정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지난 5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위원회를 개최하고 2022년도 1차 ESG등급을 조정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1,2,3분기 3차례에 걸쳐 ESG 평가요소에 변화가 있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등급조정'을 실시하고, 연말인 4분기에 대상기업 전체에 대한 '정기 평가'를 한다.
올해 1차 조정에서 등급이 변경된 기업은 총 11개사로 모두 하향조정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상향 조정된 사례는 없다. 8개사는 지배구조(G) 부문에서 등급이 낮아졌다. 73%가 G부문이슈로 등급하락 한 것이다. 2개사는 환경(E) 부문에서, 나머지 1개사가 사회(S)부문에서 등급이 떨어졌다.
■ G(지배구조)가 한국기업 ESG경영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 / 공정거래법 위반이 가장 많아
특히 지배구조(G) 부문이 하향 조정된 기업 11개사 중 5개사는 등급조정 사유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안이다. 등급하락된 기업 중 45%가 공정거래법 위반인 것이다. 그 외 2개 사안은 횡령, 배임이며 나머지 1개 사안은 회계 처리 기준 위반이다.
통합 등급이 조정된 4개사 역시 모두 기업지배(G) 부문에서 등급이 하락한 기업이다.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등급위원회가 ESG를 평가할 때 G 부문에 가중치를 둔다. 이로 인해 E나, S 부문에서 한 단계 등급 하락을 해도 종합등급은 현상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G부문에서 한 단계 등급하락을 할 경우, 종합등급도 한 단계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지배구조 등급하락 기업 8개 중 절반에 해당되는 하림지주, 팜스코, 한국특강, 오스템임플란트 등 4개 기업은 종합등급도 한 단계씩 하락했다.
이 같은 1분기 등급조정에서 나타난 메시지는 명확하다. G부문이 ESG경영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 G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 박덕문 회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고발 당한 하이트진로, G 등급이 B+에서 B로 강등돼
지배구조(G) 부문에서 하락한 오스템임플란트의 등급 조정 사유는 상장사 역대 최고액인 221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자기자본 90%에 해당하는 금액의 횡령 사건은 내부통제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등급을 조정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쟁점 사안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안이다. 지난해 6월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을 한당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5차례 공정위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하이트진로는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 계열 회사와 친족 현황 등 지정 자료를 제출해야할 의무가 있다. 박 회장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계열회사 직원 등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정보를 일부 누락 제출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계열회사 및 친족에 대한 사항이 누락된 허위 자료를 고의로 제출한 점의 중대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조정 이유를 밝혔다.
■ G부문 등급이 A에서 B+로 내려간 하림지주도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이 화근 돼
하림지주와 팜스코, 선진의 쟁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잠정 부과된 사안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해당 3개 사안에 대해서 “지원주체로서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했기에 등급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특강은 장세현 전 대표이사가 40억원대 업무상 배임죄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 쟁점사안이다. 조정사유 역시 내부통제장치 미흡이다.
에스코홀딩스는 회계 처리 기준 위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 지정 및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회계 정보 신뢰도 확보에 대한 내부통제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화학물질 TEOS(테오스) 누출 사고로 환경(E) 부문이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4캠퍼스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액화물질 TEOS(테오스)가 30kg 누출됐다. 당시 사고는 테오스 배관에 설치된 케이블을 작업자가 당기는 과정에서 배관 일부가 균열돼 유출됐으며 해당 사고로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화학물질 불산이 누출돼 작업을 하던 직원 3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화학물질 누출 사고의 지속적 발생으로 환경 부문 등급을 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영풍 역시 환경(E) 부문에서 등급이 하향됐다. 지난해 폐수 배출 시설과 관련된 위반 사항으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확정과 카드뮴 오염수 낙동강 불법 배출 지속으로 과징금 281억원 부과받은 사안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의 환경 리스크가 평판 및 재무적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KT는 사회(S)부문에서 한단계 하향 조정됐다. 사안은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이다. 지난해 10월 전국 단위 유·무선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에 이어 지난 9일 인터넷TV(IPTV)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피해 규모는 49만명으로 추산되며 연이은 통신 장애로 실직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고객 이탈 및 피해보상으로 인한 재무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 있음에 따라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