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바디프랜드·세라젬, 7조원대 안마의자 시장에서 R&D 투자로 '휘파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4.21 07:00 ㅣ 수정 : 2024.04.21 07:00

바디프랜드·세라젬,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실적 하락
바디프랜드, 업황 부진에도 최근 5년간 R&D에 1000억원 투자해 기염 토해
세라젬 지난해 R&D 188억 투입...통합 R&D센터 세워 첨단기술 본격 개발
바디프랜드, 지난해 메디컬팬텀·다빈치·팔콘 출시해 선풍적 인기 얻어
바디프랜드 '헬스케어 로봇'...세라젬 '뷰티&의료기기'에 사업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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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각사 제공]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안마의자 1·2위를 다투는 바디프랜드와 세라젬 실적이 최근 나란히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고(高)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가전시장 매출 급락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2023년 실적을 살펴보면 바디프랜드는 매출액 4196억원과 영업이익 167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각각 22.81%, 63.41% 줄었다. 

 

세라젬도 예외는 아니다. 세라젬은 2023년 매출액이 5846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22.0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2.61% 줄어든 189억원에 머물렀다.

 

안마의자 시장의 장기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안마의자 시장은 2021년 33억달러(약 4조3600억원)에서 2027년 46억달러(약 6조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마의자 시장이 최근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안마의자 시장이 갈수록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누가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에 따라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R&D(연구개발) 비용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대폭 늘려 눈길을 끌었다. 이는 안마의자 시장이 회복된 후 시장 선점을 위해 미래 신(新)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기준 바디프랜드는 최근 5년간 무려 1000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이는 연 평균 2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입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세라젬은 지난해 R&D비용으로 188억원을 지출해 2022년 대비 투자를 4.5배 늘렸다.

 

세라젬은 또 지난해 말 경기도 성남 판교에 통합 R&D센터 ‘헬스케어 이노타운’을 열었다. 이곳은 100여명 이상이 상주하는 통합 연구소로 선행기술 연구부터 제품개발, 의과학, 디자인까지 R&D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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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디프랜드]

 

오랜 기간 R&D 투자에 매진해 온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출시한 6개 신제품이 모두 흥행몰이를 해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메디컬팬텀’이다.

 

메디컬팬텀은 허리와 목 디스크, 퇴행성 협착증 등 치료와 근육통 완화가 가능한 의료기기 안마의자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려 지난해 말까지 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바디프랜드가 단일 제품을 신제품으로 내놓은 후 그 해에 거둔 매출액으로 매우 크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같은 해 6월 출시한 ‘다빈치’는 평균 70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시판 반년 만에 매출액이 200억원에 육박했고 9월 선보인  ‘팔콘’ 역시 3~4개월 만에 450억원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은 매출 106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성적표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 반등의 일등공신은 앞서 언급한 퀀텀, 팔콘을 비롯해 올해 2월 출시한 '에덴'까지 오랜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신제품 영향이 컸다는 게 바디프랜드측의 분석이다. 

 

이와 같은 R&D 투자 확대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가전 시장 매출이 급감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바디프랜드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2021년 4.0%, 2022년 4.8%, 2023년 5.1%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적극 개발해 안마의자에 적용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선행 기술 투자액을 지난해 189억원보다 더 늘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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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건강한 삶을 위한 혁신 공간으로 ‘집’에 초점을 맞춘 미래 헬스케어 솔루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 = 세라젬]

 

이처럼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은 R&D 투자를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전략으로 여기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은 서로 다르다. 

 

안마의자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 로봇’을, 세라젬은 ‘뷰티&의료기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바디프랜드는 ‘로보 워킹 테크놀로지’를 아이덴티티로 삼고 건강, 휴식, 안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특화된 새로운 마사지 경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로봇 그룹’이라는 사업 청사진을 마련해 질주하고 있다.

 

앞서 올해 1분기 실적 반등 일등공신으로 언급한 퀀텀, 팔콘, 에덴 등 역시 '로보 워킹 테크놀로지' 기반의 헬스케어로봇 제품이다.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 로봇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헬스케어 로봇 비중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11월 기준 판매 제품의 30%를 헬스케어 로봇이 차지했다. 올해 헬스케어 로봇 비중은 기존 1만2000대에 7만여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결국 향후 안마의자 시장이 일반 제품과 바디프랜드 로봇 워킹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헬스케어 로봇’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세라젬은 주력 제품인 마스터 V9과 파우제 M6 등 안마의자와 척추 의료기기 역량을 집중하고 뷰티, 신규 가정용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세라젬은 올해 4월 집에서 사용하는 요실금 치료 의료기기 ‘이너핏 메디테크’를 내놔 새로운 가정용 의료기기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세라젬은 개인 맞춤형 위장 질환 개선 이온수 의료기기 ‘밸런스워터’로 정수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등 중동발(發)악재가 이어져 올해 역시 국내외 성장·물가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안마의자 시장이 지난해보다 15% 정도 커질 것으로 보여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은 각자 사업 전략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해외 영토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금리, 물가, 환율 등 경제상황 악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웠지만 올해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회복세"라며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헬스케어로봇 위주 획기적인 신제품을 계속 내놔 국내 매출을 늘리고 해외 신규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해외 시장 매출은 지난해 27% 가량 늘어났으며 앞으로 미국 시장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유럽, 일본에서도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중국, 인도, 유럽, 동남아 등에도 영업을 강화해 실적 개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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