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하는 LG그룹 전장 3형제(2)] LG디스플레이, OLED 앞세워 2026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50% 거머쥔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3.28 10:00 ㅣ 수정 : 2024.04.01 15:53
LG디스플레이, 2018년 이후 5년 연속 세계 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1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2027년 17조100억원대로 커져 OLED, 고화질과 다양한 형태 디자인 제작 가능해 '캐시카우'로 등장 LG디스플레이, CES 2024에서 'P-OLED'·'ATO' 기반 대형 디스플레이 선보여
LG그룹의 ‘전자 3형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이 사업체질 개선에 따라 ‘전장 3형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맏형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핵심 기술로 불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용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LG그룹 전장 3형제의 사업 현황과 경영 전략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3편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완성차 업계에서 최근 몇 년 새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자율주행과 디지털화된 이른바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며 이를 처리하고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사용영역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는 단순히 교통수단이 아닌 그 안에 다양한 오락거리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기능이 중요해지며 차량에 탑재하는 디스플레이는 대형화 와 고(高)해상도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4.7%였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7년 126억달러(약 17조100억원)로 연평균 약 7.8%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콘텐츠까지 처리해 고화질을 갖춰야 한다. 뿐만아니라 운전할 때 발생하는 햇빛 반사 이상의 밝기, 자유로운 디자인 변형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완벽한 블랙표현과 높은 명암비, 넓은 색재현율, 고화질을 뽐내고 원형, 커브드 등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올레드는 급변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8%에서 오는 2027년 17.2%까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리더는 단연 LG디스플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이후 5년 연속 5인치 이상 글로벌 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 역시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옮겨가고 있으며 그 핵심 제품은 'P(플라스틱)-OLED'와 'ATO(어드밴스드 씬 OLED(Advanced Thin OLED)·유리 기판을 사용해 가격을 낮춘 차량용 OLED)다.
P-OLED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운데 하나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 기판을 사용해 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른바 '커브드(Curved)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시야에 맞게 구부리거나 차내에 가장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꾸밀 수 있다.
ATO는 P-OLED 핵심 기술을 이어가며 P-OLED에서 사용되는 폴리이미드(Polyimide) 기판을 유리 기판으로 바꿔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는 고급차량을 뛰어넘어 중·저가형 차량에도 OLED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취지에서 개발됐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서 P-OLED와 ATO 기반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에서 P-OLED, ATO 등 자사만의 차별화 기술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에 최적화된 초대형 ‘필러투필러’ (이하 P2P, Pillar to Pillar)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전시했다.
‘초대형 P2P P-OLED’는 계기판용 ‘12.3인치 P-OLED’와 중앙 스크린용 ‘34인치 P-OLED’를 자연스럽게 이어붙여 마치 하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전면을 덮은 듯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화면을 펼쳐 사용할 수 있어 탑승 공간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뒷좌석 엔터테인먼트(RSE, Rear Seat Entertainment)용 ‘17인치 폴더블 OLED’와 천장에 설치하는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등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도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과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OLED로 바꾸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OLED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차량용 디스플레이 점유율 50%를 달성하는 것이 LG전자의 야심찬 사업 청사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OLED는 2019년 처음 양산한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10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수주와 매출을 꾸준히 늘려 글로벌 리딩 업체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도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을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률은 7% 정도로 예측된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제조사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점유율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삼성과 LG 두 업체가 서로 경쟁을 펼치기 보다는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이 저가형 LCD 중심에서 OLED로 바뀌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