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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김형관 호(號), 3년 연속 적자 '미운 오리새끼'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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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2.20 05:00 ㅣ 수정 : 2024.02.20 09:33

중형 선박 건조 사업방식 실적 개선 더디게 해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으로 수익성 높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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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전경과 김형관 사장 [사진=현대미포조선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미포조선(대표 김형관·사진)이 HD현대 그룹 조선 3개 계열사(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가운데 홀로 적자 행진을 거듭해 체면을 구기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21년 영업손실 2173억원을 기록했으며 △2022년 1094억원 △2023년 1529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가 2022년부터 일부 흑자경영을 펼치는 것과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른바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이 이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높은 선가(선박 가격)로 거래되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건조·인도 부재 △선박 2척 건조 지연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발생 △생산안정화 투자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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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조선 계열사 가운데 현대미포조선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설상가상으로 현대미포조선은 올해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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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말 기준 현대미포조선의 신규수주와 수주잔량(남은 수주 물량)을 살펴보면 중형 선박인 PC선, 중형 컨테이너선, LPG선이 주력 선종인 것을 알 수 있다. [사진=현대미포조선]

 

■ 현대미포조선, 중형 선박 건조에 특화된 경영전략이 '선박 슈퍼사이클 효과' 퇴색 

 

현대미포조선의 야드(선박 건조 공간)는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다소 협소하다.

 

현대미포조선의 야드 넓이는 70만㎡(약 21만평)로 HD현대중공업 636만㎡(약 192만평), 현대삼호중공업 210만㎡(약 63만평)와 비교해 좁은 편이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선박 건조에 특화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미포조선은 17만t 급 LNG운반선, 1만30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급 이상 컨테이너선 등 대형 선박이 아닌 8만t 급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5만t 급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그리고 2000~5000TEU 급 컨테이너선 등 중형 선박 건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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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t급 LNG운반선, 1만3000TEU 급 컨테이너선 등 대형 선박의 선가가 타 선종 선가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그런데 현대미포조선의 이러한 경영전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2021년부터 선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한 선종(선박 종류)은 대형 선박이 포함되는 LNG운반선과 1만3000TEU 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선박 중심으로 슈퍼사이클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LNG운반선 가격은 1억8500만 달러(약 2470억원) 였으며 △2021년 2억 달러(약 2670억원) △2023년 2억5000만 달러(약 3337억원)를 뛰어넘는 등 가격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같은 기간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2019년 1억 달러(약 1335억원)에서 2022년 1억5000만 달러(약 2002억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LPG운반선 가격은 2019년 7000만 달러(약 934억원) 수준에서 2021년 8000만 달러(약 1068억원)에 그치는 등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PC선도 예외는 아니다.  PC선 가격은 2019년 3800만 달러(약 507억원)에서 2021년 4000만 달러(약 534억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중·대형 선박의 건조 기간은 약 2~3년이다.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은 2021년 고가로 수주한 LNG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한 후 인도하면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는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여전히 낮은 선가로 수주한 물량을 건조·인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실적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은 또 지난해 로팍스선(RO-PAX:여객·화물 겸용선),  컨로선(Container‧Ro-Ro Carrier:컨테이너·자동차 겸용선) 등 2척 건조가 지연되면서 납기가 늦어져 공사손실충당금 368억원, 생산 안정화 지원비 250억원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의 2023년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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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 현대미포조선 실적 개선 방안 전략은

 

선박 슈퍼사이클 시대에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는 현대미포조선은 선종 다변화 등 해법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중형 선박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수주·건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CO2 운반선은 육상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저장해 해상으로 운송하는 차세대 선박이다.

 

전 세계적으로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이 기상이변 대응책으로 떠오르면서 탄소를 운반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에 따르면 2026년 세계 CCUS 시장 규모는 253억달러(약 33조805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LCO2 운반선은 LNG,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에 이어 조선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장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LCO2 운반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기존 가스운반선에 특화한 선박 건조 역량을 토대로 액화이산화탄소 운송에 최적화된 화물저장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미포조선은 2023년 7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 LCO2 운반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수주한 선박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2m로 설계돼 2만2000t 급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수주 금액은 한 척당 900억원으로 알려졌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수주한  LCO2 운반선은 현대미포조선 기존 주력 건조 선종 5만t 급 PC선 가격(600억원)보다 높은 편"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은 새 선종인 LCO2 운반선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건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초 그리스 선사로부터 LCO2 운반선 2척을 수주해 총 2030억원 규모 건조물량을 확보했다.

 

선종 다변화 등 사업다각화 전략에 대한 외부 전문가 평가도 눈에 띈다.

 

SK증권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영업손실 440억원을 기록해 적자 행보를 이어 가겠지만 2025년에 영업이익 2210억원을 달성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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