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0.06 07:20 ㅣ 수정 : 2023.10.06 07:20
개인투자자, 지난 4~5일 삼전 4075억원 순매수 전월 순매도 40% 수준…해당 기간 순매수 '1위' 외인·기관은 '팔자'…주가 10일 중 9일 '하락세' 다음주 실적 '분기점'…전년比 부진 전망은 여전 감산 효과 가시화 기대감…"디램·낸드價 동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달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를 1조원 넘게 처분한 '개미군단'이 이달 들어 매도를 멈추고 물량 매집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곧 발표될 실적과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아내며 저점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거래일(지난 4~5일)간 삼성전자를 407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이 국내 증시를 통틀어 순매수(1조2987억원)한 분량의 31.38%에 달한다.
지난 9월 한 달간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101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단 이틀 만에 지난달 순매도의 40%를 넘게 사들이면서 해당 기간 삼성전자가 개인 순매수 종목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각각 3555억원과 61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외국인은 전일 하루에만 23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의 영향으로 전일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800원(1.19%) 하락한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6만600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종가 7만1000원을 기록한 이후 같은 달 18일까지 종가 7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지난달 19일 6만9800원에 장을 마감하며 12거래일 만에 '7만전자' 행보를 마감했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삼성전자는 최근 10거래일 중 지난달 25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동안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기관은 전일 245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 전까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4일에 걸쳐 총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하락을 견인했다. 해당 기간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만 9288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주가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오는 11일 예정된 올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11.86% 감소한 67조6786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9.65% 줄어든 2조203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의 눈높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낮아졌으나, 삼성전자의 지난 1·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의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DS사업부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4조5800억원과 4조3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3조원 중반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실시해왔는데, 그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돼 추후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에 올해 4분기 디램과 낸드에 대한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되며, 두 제품군의 가격은 2년 만에 동시 반등할 전망"이라며 "지난 8월부터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저가 판매를 지양하며 수익성 개선 위주의 전략 변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고객사들이 향후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를 다소 우려하는 만큼 가격 인상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잠정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디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적자를 벗어나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최근 3개월간 반도체 수출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지난 7월 3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액은 △8월 3억6000만달러 △9월 4억7000만달러까지 상승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며, 올해 4분기 안에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속적인 반도체 수출 회복이 긍정적인데, 반도체 일평균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 증가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고 소진과 감산 효과가 더해지면 반도체 수출의 회복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