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밈주식 꿈꿨던 베트남판 테슬라 빈패스트 일장춘몽? 시가총액 5분의 1토막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9.11 03:10 ㅣ 수정 : 2023.09.11 03:11

지난달 15일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빈패스트, 적은 유통주식과 투기적 매수에 힘입어 주가는 700% 이상 올라 한때 시가총액 2000억달러 이상 웃돌았지만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10억달러대로 주저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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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기차 빈패스트.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700%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 2000억달러를 웃돌았던 베트남판 테슬라로 불리는 빈패스트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지난 8일 종가 기준 410억달러로 불과 8거래일만에 5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음에도 제너럴모터스 시가총액과 엇비슷하다.

 

빈패스트 주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전장보다 4.67% 하락한 17.15달러에 장을 마쳤다. 빈패스트는 지난달 15일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 블랙스페이드에퀴지션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 날 주당 22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68% 급등한 이후 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21일부터 2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는 장중 91달러를 넘어서 시가총액 2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시가총액 2000억달러는 테슬라(8100억달러)와 토요타자동차(2200억달러)에 이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빈패스트는 15일 첫 거래가 22달러로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제너럴모터스(453억달러) 및 포드자동차(477억달러)보다 시총이 훨씬 커졌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같은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의 시총 190억달러 보다도 시총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과 거품이 끼었다는 경계론이 겹치면서 지난달 28일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17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시가총액은 410억달러에 달해 제너럴모터스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빈패스트가 단기급등과 급락 등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실제 유통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0.5%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빈패스트 거래가능 주식은 130만주에 불과하다. 나머지 99.5%에 해당하는 23억주는 팜 넛 브엉 빈패스트 설립자이자 빈그룹 회장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유통주식이 작은데다, 베트남판 테슬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기적 수요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빈패스트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소셜미디어 포럼 스톡트위츠에서 가장 많이 주목을 받은 티커 중 하나였다.

 

배런스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올들어 상반기까지 1만1300대를 판매했다. 올해 잘하면 최대 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8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테슬라와 비교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아무리 성장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주가가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배런스는 “유통주식수가 현격히 낮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몇 달 안에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최근 주가흐름은 베런스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를 창립한 차노스는 자신의 SNS에 빈패스트 주가 급등은 개인 투자자들의 열광 때문이라며 "빈패스트는 2000억달러짜리 밈 주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CNBC는 빈패스트와 관련, “밈 주식이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보도했고 반다 리서치의 마르코 이아치니 부회장은 “니오와 같은 다른 아시아의 자동차 기업이 최고로 주목받았던 것보다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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