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지표는 이미 회복세인데…전문가 "속단 일러"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0을 기록했다. 전월(92) 대비 8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이는 지난해 5월(111)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지수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뜻이고, 낮으면 집값이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단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61까지 떨어졌었다. 고금리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집값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말부터 차츰 바뀌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에 이 지수는 상승세를 타며 7개월 연속 올랐고 이달 100을 회복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는 실제 청약시장에서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청약 경쟁률(1순위)은 24.03대 1로 나타났다. 2027가구 모집에 4만8718건의 통장이 몰린 것이다.
당초 올해 1월 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0.28대 1이었다. 1649가구를 모집하는데 459명만 청약하면서다. 이어 △2월 2.12대 1 △3월 6.74대 1 △4월 8.49대 1 △5월 6.77대 1 등을 기록하면서 소폭 회복하다 이달 들어 경쟁률이 급증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하락폭은 계속 둔화되고 있었고 최근 들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4주 정도 상승 전환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이런 점도 미루어 보면 장기 평균으로 볼 때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세을 유지하거나 그 폭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상승하며 지난주(0.04%)와 비교해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해 1월 3주 차 조사(0.01%) 이후 약 17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로 4주 연속 상승 추세다.
주로 송파와 강남, 서초 등 서울권 내의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 역시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을 확대해 0.06%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지난주와 동일하게 0.03%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은 -0.03%로 내려가면서 지난주(-0.05%)보다 하락폭을 소폭 줄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기 환경이 여전히 악조건이며 수치상으로 표현되는 착시효과와 높은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금 (아파트 매매가격을) 전체 수치상으로 보면 0 위쪽으로 옮겨가긴 했지만, 시군별로 나눠보면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혼재된 상황인데다 추가적인 매수세가 붙은 상황도 아니다"며 "데이터 자체가 0.01%, 0.02% 올랐다고 상승장이라 확대해석하기보단 여전히 주의해야 할 여지가 많으며 어느 순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 시점에서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난다고 진단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며 "부동산 가격이 금방 올라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