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바그너그룹 반란 월요일 국제유가 천연가스 미칠 여파 태풍이냐 미풍이냐 촉각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6.26 01:18 ㅣ 수정 : 2023.06.26 01:23
푸틴에 반기 들었던 바그너 그룹 벨라루스 중재 받아들여 극적으로 모스크바 인근서 철군, 하지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 원유관련 시설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유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 관심 고조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러시아 정부를 겨냥한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주말을 기해 극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번주 국제유가와 천연가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용병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입했다가 하루만에 물러났지만 이 과정에서 인프라시설이 타격을 입어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요청으로 긴급중재에 나선 벨라루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대해 기지로 다시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프리고진은 앞서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을 기지로 되돌렸다.
프리고진은 “그들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고,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했다”며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 전사들의 피 한방울도 흘리지 않았으나 이제는 피를 흘릴 수 있는 순간이 왔다”며 “어느 한 쪽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간다”고 말해 철군 배경을 설명했다.
바그너 그룹의 모스크바를 향한 반란은 일일천하에 그쳤지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 원유관련 시설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직 피해규모가 정확히 드러난 것은 없지만, 바그너 그룹이 점령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2개 도시 중 하나인 보로네시의 유류 저장고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에 국제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월요일 장이 열리면 국제유가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 파장을 분석하느라 주말 내내 분주히 움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제원유 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과, 현재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제원유시장을 고려하면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최고전략가는 “서방국이 러시아에 원유 금수 조치를 내렸지만 여전히 러시아는 중국 등 국가에 많은 원자재를 판매하고 있고 세계적인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원유 및 주요 상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이번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계기로 푸틴의 통치력이 상당한 상처를 입은 만큼, 향후 러시아 내에서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어 국제유가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말을 맞아 미국 원유 시장이 휴장 중이지만 분석가들은 26일 원유 가격 급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반란이 사실상 끝난 상황이어서 국제유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일반적으로 불확실하고 아직 전개 중인 사건에 시장은 잘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해 월요일 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최근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주 23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9.16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73.85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주에만 3.8% 이상 하락했으며 최근 몇 달간 70달러 안팎의 박스권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천연가스는 지난 주 큰 폭으로 올라 지난 23일(현지시간) 100만 BTU(열량단위) 당 2.8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