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이어온 효성 '호국보훈 DNA', 그룹 전체로 퍼진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과 장애인, 자립준비 청소년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효성은 창업주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 시절부터 현재 조현준 회장까지 3대(代)째 호국보훈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다른 기업들도 현충일과 6.25전쟁이 있는 6월 전후로 호국보훈 활동을 한다. 그러나 3대에 걸쳐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는 기업은 효성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2010년부터 수도권 북방과 서부전선을 수호하는 ‘육군 1군단 광개토부대’와 1사1병영 자매결연을 맺어 복리후생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광개토부대를 찾아 위문금을 비롯해 장병들을 위한 독서 카페 시설, 체력단련 용품, 세탁방 등을 후원한다.
효성은 올해에도 군부대 발전을 위한 위문금과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장병을 위한 체력단련실 조성에 쓰일 육군 장병 복리후생 지원금 등 총 4400만원을 전달했다.
효성은 2012년부터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후원 중이다. 육군본부가 주축이 돼 민·관·군이 함께 생활이 어려운 6·25 및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는다. 예를 들어 효성은 노후 주택을 새로 짓거나 보수하고 참전 유공자 가운데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을 위해 2년간 주택 임대료를 지원한다. 올해도 효성은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에 1억원을 전달했다.
이 밖에 2014년부터 순국선열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울국립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영천호국원 등 전국 사업장 인근에 있는 국립묘지와 1사 1묘역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이 직접 묘비 닦기, 잡초 제거 등 정화활동을 매년 두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처럼 정기 공헌활동 외에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고령의 참전유공자를 모시고 서울 국립현충원과 전적지를 순례해 참전유공자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70년 만의 소풍’ 행사도 기획했다.
또한 지난 9일 서울남부보훈지청에서 주관하는 2023 보훈문화제 '함께해요 AMAZING 70 페스타' 후원사로 참가해 보훈 문화 확산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예우 분위기 증대에 힘을 보탰다.
조현준 회장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관심과 예우 실천을 꾸준히 독려해 왔다. 이는 할아버지 조홍제 선대회장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조홍제 선대회장에게 ‘호국보훈 DNA’가 흐른다는 말이 있다.
조 선대회장은 1926년 6.10 만세운동 주모자로 참여해 일본 경찰에게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뤘다. 또한 일제 해방까지 고향인 경남 함안 군북면에서 야학 활동을 하며 경방단장, 면장 등을 맡아달라는 일제 부역에도 응하지 않았다.
기업인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사업을 일으켜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이 국가와 민족의 부흥으로 이어진다는 ‘산업보국(産業報國)’이라는 경영철학을 기초로 효성을 세웠을 만큼 조국애가 실로 대단한 인물로 알려졌다.
조홍제 선대회장 아들이자 조현준 회장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도 아버지 영향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조석래 회장이 1960년대 말 당시 첨단 소재산업이었던 나일론 사업을 시작한 배경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이러한 할아버지와 아버지 뜻을 이어받아 조현준 회장 역시 호국보훈을 중요한 도덕적 가치로 여기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조홍제 창업주의 산업보국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을 감내한 애국지사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기 위해 호국보훈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조현준 회장은 평소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분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후대에 그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뜻을 밝혀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은 임직원의 호국보훈 활동을 독려해 효성 가문의 나라사랑 DNA를 효성그룹 전체로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은 임직원 참여 활동을 통해 창업주 시절부터 내려온 호국보훈 문화를 오너 일가에서 기업 전체로 확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사회공헌 활동이 그렇지만 이러한 조현준 회장 행보 역시 효성그룹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