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5% 급등과 부채한도협상 악재 충돌, 달러강세 전망에 원유 천연가스는 급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도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이 나스닥지수를 1.6% 이상 끌어올렸다. 반면 부채한도 협상 불안은 달러강세를 초래했고, 달러가치 상승에 따라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에너지 시장은 요동쳤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무겁기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전장대비 25% 오른 3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초 29% 이상 오르면서 400달러에 근접하는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전날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기술을 구동하는 칩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분기에 100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400달러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이는 코로나 기간 중이었던 2021년 11월26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 346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역대급 주가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장비중이 높은 엔비디아가 급등하자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6% 이상 오른 반면 다우존스 지수는 소폭 내리는 등 주식시장이 혼조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 효과로 나스닥지수는 뜀박질한 반면 다우지수는 부채한도 협상 부진에 따른 후폭풍을 더 우려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부채한도 협상이 백악관과 공화당의 한치 양보없는 기싸움으로 난항을 겪자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불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X-데이트 전에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부채 한도가 기한 전에 상향되거나 일시 중지되지 않을 위험이 커져서 정부가 일부 지불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주어진 기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미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켜 글로벌 증시를 패닉에 빠트린 바 있다.
엔비디아 효과를 제외하면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부진에 더 주목하고 있는 양상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경고한 6월1일 전까지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디폴트에 빠져 시장에 충격파를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공화당 실무진은 부채한도 협상을 이어갔지만 기대했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22일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의 3차 회동도 합의 없이 끝난데 이어 실무진 협상까지 벌였지만 양측은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대폭적인 예산삭감을 주장한 반면, 백악관은 공화당의 예산삭감 요구가 지나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치 양보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디폴트 우려에 이날 국제유가와 독일 DAX지수, 영국 FTSE지수를 포함한 유럽 주요 증시도 하락했다.
특히 달러강세에 대한 부담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대비 3.58% 하락한 71.69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북해산 브렌트유 또한 3.22% 하락해 75달러까지 떨어졌다.
천연가스는 전장보다 4.72% 하락한 2.44달러로 2.5달러 지지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급등으로 인해 인공지능 부문에 속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장보다 2.9% 이상 뛰었고 구글을 소유한 알파벳도 1.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