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5.11 00:49 ㅣ 수정 : 2023.05.11 08:20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2021년4월 이후 2년만에 가장 낮은 4.9% 증가, 주거비와 중고차가격, 에너지가격 등이 물가상승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불안심리 가중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1년 4월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는 개장초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물이 늘어나면서 다우지수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나스닥지수는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 오르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0%를 밑돌았다. 작년 6월 9% 이상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CPI는 10개월 연속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4월 CPI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최소폭 상승에 해당한다. 5.0%였던 지난 3월보다 오름폭이 줄어들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0%)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지난 3월(0.1%)보다 상승률이 확대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4% 각각 상승했다.
물가상승의 주범은 주택 임차료를 비롯한 주거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주거비는 전월보다 0.4%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 올랐다.
물가상승이 100이라면 이 가운데 주거비 상승이 전체 근원 CPI 상승분의 60%나 차지해 주거비 인상이 진정되지 않는 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2%의 인플레이션은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거비 외에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중고차 가격이다. 중고차 가격은 전월보다 4.4% 급등해 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에너지도 심상치 않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보다 3.0% 오르는 등 에너지 물가지수는 0.6% 상승했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휘발유외에 천연가스(-4.9%)와 연료유(-4.5%)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그나마 에너지 물가 상승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4월 CPI는 6월에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폭을 결정할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베이비스텝(0.25%P 인상) 수준으로 끌어올려 기준금리는 5.0~5.2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4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하반기에는 거꾸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2%)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연준이 과연 금리를 인하할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4월 FOMC 정책회의 종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기도 했다.
한편 4월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6bp가량 떨어진 3.45%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6bp가량 하락한 3.96% 근방에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