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붙는 'IPO' 강자 타이틀…연말 갈수록 치열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11.22 08:22 ㅣ 수정 : 2024.11.22 09:14

대어급 상장철회 등 막판까지 순위예단 어려워
한국투자증권·KB증권, 1위 두고 막판 경쟁 예고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 격차 적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본사 모습. [사진=각 사]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도 연말을 앞두고 한파에 맞닥뜨렸다. 하반기 들어 대어급 기업들 등판으로 공모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거란 기대와 달리, 상장 철회·연기 또는 입성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만 케이뱅크·동방메디컬·미트박스글로벌·씨케이솔루션 등이 상장을 철회했고, 야놀자·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비상장사는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런 와중에 증권사들의 IPO 실적 경쟁을 위한 힘겨루기는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IPO 주관 실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만의 리그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주관 실적 상위권 증권사들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현재 상장 절차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최종 상장 여부에 따라 IPO 주관 실적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연말까지 팽행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age
[단위 백만원, 11월 21일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주관 공모총액 기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순위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막판까지 변수 예고도 있어 순위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전일 기준 올해 IPO 주관 실적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총 9501억원의 실적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현·씨어스테크놀로지·에스오에스랩·시프트업·넥스트바이오메디컬·인스피언·더본코리아·엠오티 등 총 16개 기업 상장 주관(SPAC 제외, 이전상장·스팩합병 포함)을 맡으며, 기업 수로도 가장 많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위해 IPO 주관을 맡은 오름테라퓨틱(11월21~27일)·파인메딕스(11월28일~12월4일)·아이지넷(12월 중) 등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관 대상 수요예측 일정을 앞둬, 현재 1순위를 연말까지 지켜내 강자 타이틀을 거머쥘지가 관심이다. 

 

NH투자증권(8264억원)의 경우 주관했던 기업이 하반기 연이어 상장 철회에 나서며 1위에서 5위로 이동됐다. 에이스엔지니어링과 씨케이솔루션 등이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고 다수의 직상장 기업이 상장예심을 철회한 이유도 일부 작용했다. 

 

KB증권은 전일 기준 9251억원으로 2위에 머물렀다. 현재 1위인 한국투자증권과의 격차는 250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은 만큼 1위 자리도 꿰찰 여지가 있다. IPO 강자로 불렸던 KB증권은 올 상반기까지 스팩을 제외하곤 한 건도 신규 상장을 주관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하반기 들어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 대한 단독 주관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우진엔텍·민테크·제일엠앤에스·탑런토탈솔루션·와이제이링크·DS단석·한싹 등을 증시에 입성시켰다. 

 

올해 케이뱅크 상장이 무산됐지만 KB발해인프라가 이달 29일 신규 상장을 앞뒀다. MNC솔루션은 오는 26일부터 5일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연내 상장할 계획이다. 특히 MNC솔루션은 KB증권이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맡은 조단위 기업으로, 1위 탈환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하나증권(8857억원)은 3위다. 상반기엔 HD현대마린솔루션·포스뱅크·에이피알 등 굵직한 IPO 등 다수 참여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IB그룹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IPO 투자 수익 등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내년 성장이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마린솔루션을 공동 주관하고 프로젠 공동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IPO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5위자리에 앉았다. 신규 딜 발굴에 힘쓰는 등 IPO 경쟁력 재건에 집중한 덕분이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았던 케이뱅크가 지난달 상장을 공식 철회·연기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상위권 증권사들 순위 경쟁은 아직 예단하긴 이르다. 전문가는 막판 상장 주관 성적에 따라 최종 결과가 가려질 것으로 판단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IPO 시장은 대어급 종목들이 사라지고 수익률과 경쟁률 측면에서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단일 상장 주관만으로 시장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대어급 종목은 사라졌더라도 이달말까지 역대 최대인 25개 수준의 기업들이 상장 추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