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 '곰표밀맥주' 제조사 변경에…"세븐브로이 갑질당한 셈"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대한제분이 곰표밀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와의 계약종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표권을 가진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맥주와 3년간의 계약을 끝내고 다른 제조사와 손을 잡자 뒷말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곰표밀맥주는 2020년 5월 출시 이후 5800만캔 넘게 팔렸다.
일각에서는 세븐브로이가 '갑질을 당한 것' 아니냐며 억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지난 10일 곰표밀맥주 제조사를 3년 만에 변경한다고 밝혔다.
제조사 변경 이유에 대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의 상표권 사용 계약이 3월 말부로 종료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한제분의 계약 종료에 세븐브로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밀맥주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공장을 증설했는가하면 제품품질 유지에도 신경을 썼다.
특히 '강서', '한강' 등 다른 수제맥주 제품의 군납까지 포기하면서 곰표밀맥주 제조에 집중하기도 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3년간 대한제분과 파트너십을 잘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계약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업계에서도 재계약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경쟁입찰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기존 계약보다 로열티를 올려서 제시했고, 원하는 게 있다면 맞춰줄 의향이 있다고 연락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계약 연장이 불가하다는 답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에 이별을 통보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곰표밀맥주 이후 국내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었다"며 "세븐브로이 입장에서는 이른바 '갑질'을 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1월 세븐브로이 맥주 원료 홉 펠릿에서 쇳가루 같은 금속성 이물질이 검출돼 일부 제품의 판매 유통이 잠정 중지된 적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계약해지의 이유가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검사 결과 적합 판정(금속성 이물 불검출)에 따라 잠정 유통, 판매 중단 요청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는 명확한 계약 종료 사유에 대해 묻고자 대한제분 측에 연락했지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계약 종료는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호협의하에 진행됐다"며 "계약 관련 세부 논의 사항들은 상호간 협의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계약 종료는 회사의 시즌 2를 위한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제분은 곰표밀맥주의 신규 제조사로 제주맥주를 선정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밀맥주를 찾아준 고객들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대표 밀맥주'로 지속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패키지가 기존 곰표밀맥주와 유사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