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해외수주액 1785% '폭풍성장' 이끈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 신동빈 회장 신임 두터운 재무전문가

김종효 기자 입력 : 2022.09.30 02:45 ㅣ 수정 : 2022.09.30 06:05

롯데월드타워·르엘 등 연착륙…국내 사업에서 안정적 성장 돋보여
‘40년 롯데맨’, 재무는 물론 주택사업에서도 예리한 판단력이 강점
중동 대신 동남아시장에 집중한 해외사업 강화로 탁월한 실적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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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롯데건설 하석주(64) 대표이사(사장)는 롯데건설 성장의 역사를 쓰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된다. 롯데월드타워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성공시킴으로써 국내사업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건설사로의 도약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 과제를 안고 있다. 하 대표는 직접 해외시장 수주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내 위치도 비중이 있다.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하석주의 대표 브랜드 '르엘', 강남권 고급아파트 경쟁에서 우위 차지 / 올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서 역대 최고 성적 

 

롯데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시평)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시평액은 지난해 6조7851억원 대비 7.5% 증가한 7조2954억원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시평액 6조원 돌파 후 올해 7조원을 돌파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눈에 띄는 항목은 건축부문 공사실적이다. 롯데건설의 공사실적평가액은 전체에서 42.3%에 달하는 3조861억원이다. 하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르엘’, ‘롯데캐슬’ 등이 이뤄낸 성과다. 

 

롯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롯데캐슬’은 한국표준협회(KSA)에서 주관하는 한국서비스대상에서 21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2019년 론칭한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역시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주택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정판을 뜻하는 ‘Limited edition’과 시그니엘, 애비뉴엘 등 브랜드에서 롯데그룹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접미사 ‘엘’을 합성한 브랜드인 ‘르엘(LE-EL)’은 하 대표의 야심작이다. 하 대표는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통해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하 대표는 서울 강남 반포우성과 대치2지구 재건축 아파트에 ‘르엘’을 적용함으로써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고, 이후에도 르엘 신반포·대치 갤러리를 열었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82.1대1, 르엘 대치는 212.1대1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성공했다.

 

롯데건설은 이촌 현대 리모델링, 청담 신동아 리모델링에도 ‘르엘’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고급화된 ‘르엘’ 브랜드를 통해 서울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하 대표가 ‘르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고급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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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 신동빈 회장의 자존심 '롯데월드타워' 성공적 완공 이끌어 / 주택사업에서 탁월한 성과 거둔 재무전문가

 

하 대표는 회계학과 출신의 재무 전문가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하 대표의 재무 능력 외에도 주택사업에서 거두고 있는 탁월한 성과에 주목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 대표는 2009년부터 롯데건설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면서 재무관리와 주택사업을 동시에 이끌었다. 이런 경험이 지금 하 대표가 예리한 판단으로 주택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 대표는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비롯한 주택시장에서의 눈에 띄는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롯데건설 사장에 올랐다. 다만, 업계에선 “하 대표가 빠른 승진과 연임에 성공한 것은 그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 대표는 2017년부터 부사장으로서 롯데건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10대 건설사에서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드문 일이라, 이때부터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후 하 대표는 부사장이 된 지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고, 롯데건설 성장을 이끈 공을 인정 받아 두 번의 연임에 성공했다.

 

하 대표는 롯데그룹에서만 40년을 일해왔다. 롯데칠성음료 경리부와 롯데그룹 감사팀을 거쳐 2001년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긴 뒤엔 롯데건설의 사업구조를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경영지원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을 겸임했고, 특히, 재무최고책임자(CFO)로서 리스크 관리를 잘 했다는 평을 받았다.

 

신 회장은 이런 하 대표를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롯데건설 측은 하 대표가 신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별도 언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건설업계 여러 관계자들은 “지난 2018년 신 회장이 집행유예 판결 후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해외사업을 위해 출국시 하 대표를 대동했다는 것이 신 회장의 신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약진, 지난 7월에 지난해 물량 넘어서 / 복합개발부문 신설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

 

하 대표는 국내 사업에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롯데건설의 국내 공사실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도 매년 역대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실제 올해 7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조7406억원으로, 지난 2020년 세운 연간 최고 기록인 2조6326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그러나,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롯데건설에게 있어서도 숙제다.

 

하 대표는 국내 부동산개발부문의 수주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올해 아세아종합건설과 부동산개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케이클라스비 등 자산운용사 및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 기업들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개발사업자금 조달 능력을 강화했다. 

 

하 대표는 내부적으로도 그간 주택사업본부 안에 도시정비사업 등을 담당하는 주택부문, 임대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자산운용부문 및 개발사업부문으로 이뤄져 있던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올해 초 부동산개발 분야 내부조직 재편을 통해 주택사업본부 안의 개발사업 관련 조직을 확대해 복합개발 부문을 별도로 신설했다.

 

■ 아킬레스건은 낮은 해외사업 비중 /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 1785% 폭풍성장 / 하석주의 동남아건설시장 공략 성공 조짐

 

하 대표는 앞으로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하 대표와 함께 베트남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국내 매출 비중은 전체의 95%에 달했다. 국내 경기 악화에 실적 리스크가 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하 대표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현지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 롯데건설의 해외사업 비중은 지난 2018년 5.12%에서 매년 4.45%, 3.72%로 계속 낮아지다 지난해엔 2.35%까지 내려갔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비슷한 타 건설사들의 해외매출 비중이 현대엔지니어링 43.42%, 대우건설 20.41%이며, 그나마 낮다는 DL이앤씨도 9.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매출이 국내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해외사업은 올해 들어 순풍을 타고 있다. 이는 하 대표의 동남아시아 건설시장 공략이 결국 적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에 이어 2022년 상반기 해외사업 수주액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사업 수주액 7539만 달러에서 무려 1785%나 성장한 14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이 10억 달러 이상 해외수주 실적을 올린 것은 1975년 해외시장 진출 이후 첫 성과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하 대표가 대표이사 취임 후부터 롯데건설을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삼고 해외시장을 공략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하 대표는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공략한 중동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동남아시아에 해외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롯데건설은 올해 1월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인 ‘라인(LINE)’ 프로젝트에서만 2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현장을 중시하는 하 대표가 직접 베트남으로 날아가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과를 맛보고 있다. 최근엔 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하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해외사업의 지속 확대 및 신시장 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천명한 만큼 향후 롯데건설의 사업 방향도 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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