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M&A 귀재’ 진양곤 HLB 회장, 신약개발로 ‘블루칩’ 만든다 (下)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09.29 06:49 ㅣ 수정 : 2022.09.29 06:49

진양곤 회장의 역발상 인수합병, 이질적 기업군으로 제약바이오 ‘인큐베이터 전략’ 실행
비 제약바이오 사업 부문 매출 부진, '진양곤 매직'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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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진양곤 HLB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이다. 그런데 인수합병 스타일이 창의적이다.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연관성 있는 사업부을 합병해 경쟁력을 강화하지만 진 회장은 정반대다.

 

지주사인 격인 HLB만 보더라도 전신인 ‘국제정공’(기계 부품 기업)을 신약개발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비 제약바이오 기업인 ‘현대라이프보트’와 합병시켰다. 

 

또 ‘HLB글로벌’도 코스메틱 사업에 진출하는가 싶더니 바다모래 채취 기업 ‘금단공업’을 인수하고 금광 개발과 해외 유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HLB생명과학’은 △에너지사업 부문 △의약품유통사업 부문 △바이오개발사업 부문 등이 공존하고 있다.

 

마치 서로 다른 사업부를 HLB라는 ‘인큐베이터’ 안에 넣어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성장시키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들 사업부를 각각 성장시킨 후 연관성이 있는 부문끼리 합병시키면다면 기업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진양곤 회장의 큰그림인 것이다.

 

◼︎ HLB ‘선박 사업부’ 매출 부진, 조선업 활황 분위기 등에 업는 ‘약진’ 필요

 

H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체외진단기기 사업 부분이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엔데믹(풍토병화) 이후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 바이오 업계 한 전문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19 관련 진단기기 제조 및 판매 기업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특수이었지만 엔데믹이 본격화 돼 매출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HBL 선박 사업부가 든든하게 뒷받침 돼야 하나 매출 성장이 소폭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 글로벌 발주량은 37.1%로 7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해 업황이 돼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HLB의 ENG 사업 부문(조선업 관련) 2020년 매출 423억1643만원, 2021년 257억731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 업황이 회복세에 들었으나 HLB는 매출 감소로 대조적 보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올 상반기 89억6638만원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수주잔고가 275억원이라 매출 신장을 기대해볼 만하는 점이다. ENG 사업 부문에 영업력을 집중한다면 조선 업의 회복세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 HLB생명과학, 에너지 및 용역 사업으로 활로 모색해야

 

HLB생명과학의 에너지사업은 정권 교체에 따른 변수에 가로막혀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 역점 사업으로 관련 기업들이 집권 당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체제에서는 홀대받고 있다.

 

HLB생명과학의 매출을 보면 문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지난 2020년 122억원, 2021년 101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집권이 시작된 올해 상반기 34억에 그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ESCO(에너지 절약)와 용역 사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SCO의 경우 2020년 6억4300만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12억원까지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 5억32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용역 사업은 매출액이 2020년 3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7억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21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매출 40억원 달성도 노려볼 수 있다.

 

◼︎ 진양곤 '매직' 필요, 비 제약바이오 사업 약진과 고금리 시기 유동부채 줄여야

 

진양곤 회장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 임상 및 시판 절차가 순항 중이라 기업의 미래 가치는 밝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제약바이오 부문과 타 사업부의 매출 차가 크다는 점이다. 하지만 비(非)제약바이오 사업 부문들이 매출 성과가 떨어져 자칫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HLB생명과학의 경우 의약품유통으로 올해 상반기만 254억원의 매출을 올려 60억원 규모인 에너지 시업부와 격차 폭이 컸다. HLB도 조선 관련 사업은 올해 상반기 63억원의 매출에 머물고 있지만 체외진단기기 사업은 1024억원을 기록했다. 비 제약바이오 부문의 약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신약 개발 위주 기업의 경우 R&D 부문에 예산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재무구조의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HLB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나 유동부채의 증가가 성장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유동부채가 242억9687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491억2485만원으로 49.45% 이상 증가했다. R&D 예산 투입과 고금리 기조의 금융 환경 영향으로 급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맨 출신인 진양곤 회장의 매직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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