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코로나19' 한숨 돌린 대한항공, 피폭량 관리에 '된숨'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9.23 05:00 ㅣ 수정 : 2022.09.23 05:00

항공업계 승무원 방사선 노출량 원전보다 심각…‘피폭량 관리 시스템' 구축 도마 위
항공승무원 피폭량 따라 운항 일정 자동 변경하는 시스템 갖추기로
대한항공, 올해안에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곡 관리 시스템 도입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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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항공승무원(조종사+객실승무원)은 북극 항공로(미국·캐나다→한국)를 이용하거나 높은 고도로 운항하는 과정에서 은하계와 태양계에서 방출하는 우주방사선에 계속 노출되는 위험에 놓여 있다.

 

이들이 연간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병원이나 원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5~7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 항공승무원들의 평균 피폭선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 방사선 피폭에 따른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들이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 관리 방안에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난해 항공승무원 우주 방사선 피폭량에 따라 운항 일정을 자동 변경하는 시스템을 올해까지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 약속은 계획대로 잘 이행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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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 = 픽사베이]

 

■ 승무원 방사선 노출 '원전 5배'…그 가운데 대한항공 ‘최고’ 수준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항공운송업에 종사하는 항공승무원의 연간 피폭선량이 다른 관련 업종 종사자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원자력발전소 종사자의 연간 평균 피폭선량은 △2017년 0.52mSv(밀리시버트) △2018년 0.57mSv △2019년 0.43mSv △2020년 0.52mSv △2021년 0.53mSv다. 방사선투과검사 종사자는 △2017년 0.84mSv △2018년 0.70mSv △2019년 0.58mSv △2020년 0.59mSv △2021년 0.46mSv다. 

 

이에 비해 항공운송(조종, 객실) 종사자의 연간 평균 피폭선량은 △2017년 1.71mSv, 2.24mSv △2018년 1.72mSv, 2.24mSv △2019년 1.66mSv, 2.32mSv △2020년 1.13mSv, 0.78mSv △2021년 1.40mSv, 0.54mSv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항공운항이 급감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 항공승무원 평균 피폭선량이 월등하게 높아진 셈이다.

 

항공사 가운데 특히 대한항공 승무원의 평균 피폭선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기준 대한항공의 평균 피폭선량은 조종석 2.28mSv, 객실 3.03mSv이다. 같은 기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에어서울은 0.71mSv, 0.82mSv로 대한항공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대한항공 항공승무원들은 최대 피폭선량은 5.42mSv로 국회 원안위에서 비행시간 단축 또는 비행노선 변경 등을 권고한 피폭선량 기준 6mSv에 육박했다. 

 

이정문 의원은 “코로나19로 빗장을 걸어 잠갔던 국가들이 다시 문을 열어 항공 운항 수요가 증가하면 승무원 방사선 피폭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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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항공]

 

■ 대한항공 ‘피폭량 관리 시스템 구축’ 약속...시스템 도입 시한 촉박

 

지난해 7월 북극 항로를 수 년간 비행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전직 대한항공 승무원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례가 있다.  

 

전직 승무원은 2015년 백혈병 판정을 받았고 2018년 북극 항로 우주 방사선 피폭이 발병 원인이라며 산재를 신청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는 백혈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하고 3년 만에 산재를 승인했다.

 

이처럼 항공 승무원의 방사선 노출 위험성이 커지면서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 관리 방안이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노사는 지난해 6월 우주 방사선 관련 노사협의 회의를 열고 항공승무원 우주 방사선 피폭량에 따라 운항 일정을 자동으로 변경하는 시스템을 이듬해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대한항공 기존 시스템은 승무원이 매월 개인별 누적 우주 방사선량을 사내 정보 사이트에서 조회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신규 프로그램은 피폭량 계산과 운항 일정 변경 등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연간 6mSv에 가까운 피폭량을 기록한 승무원은 북극 항공로가 아닌 노선이나 비행시간이 짧은 노선에 자동 배정하기로 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전문 기관과 협의해 합리적인 측정법을 기반으로 북극 항공로 노선의 방사선 피폭량 실제측정도 계획했다.

 

하지만 올해가 세 달여 남은 가운데 대한항공의 새로운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 관리 시스템은 아직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확한 도입 시점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최대한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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