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성 LX인터내셔널·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 '에너지 난' 해결사로 나선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대표 윤춘성)과 포스코인터내셔널(대표 주시보)이 포스트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이후 촉발된 에너지 난 해결사로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물류 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물류난은 물론 석탄,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료의 수급 불균형마저 부채질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상사 역량을 토대로 에너지 난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 LX인터내셔널, 석탄 사업 호조...니켈 등 '미래 먹거리'까지 비전 밝아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53년 락희산업주식회사를 모태로 반도상사, LG상사를 거친 LX인터내셔널은 석탄 광산 투자·개발·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는 ‘자원’ 부문, 원자재·IT(정보기술)부품·석유화학제품 판매 및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트레이딩’ 부문, 그리고 물류 부문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LX인터내셔널은 자원 부문에서 석탄 사업에 따른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 눈길을 모으고 있다.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 전쟁, 탈(脫) 석탄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등에 따른 신규 석탄광 개발 둔화가 이어져 전세계 석탄 공급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석탄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 석탄 가격을 오름세다. 이에 따라 LX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 석탄사업에서 1141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실적호조를 일궈냈다. 이는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같은 기간 석탄사업에서 2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5배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만 하더라도 석탄사업부문이 LX인터내셔널의 총 영업이익 125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그쳤지만 올해 2분기는 영업이익 2894억원 가운데 약 40%를 차지해 주력 수입원으로 떠올랐다.
국제 석탄가격 지표로 사용되는 호주 뉴케슬항 선물가격 자료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이 취급하는 호주탄 가격은 올해 1~6월 t당 223달러, 239달러, 318달러, 331달러, 403달러, 398달러를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석탄 사업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확보 사업에서도 LX인터내셔널은 휘파람을 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등이 포함된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 기업 안탐(Antam), 배터리 투자 업체 IBC 등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광산 채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100만t의 니켈 매장량을 갖춘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가다.
이 사업은 광산 투자, 니켈 광석 채굴 및 가공, 양극재 생산, 배터리 생산 등으로 진행되는데 LX인터내셔널은 채굴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석탄 사업 호조, 니켈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LX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1조200여억원에서 이달 초 1조6500여억원까지 치솟았다.
또한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X인터내셔널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8% 증가한 5조4000억원, 55% 늘어난 324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포스코인터내셔널,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가스전 사업 '휘파람'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은 철강재 수출입을 담당하는 ‘트레이딩’ 부문, 미얀마에서 천연가스 채굴 및 판매를 담당하는 ‘에너지’ 부문, 투자법인을 운영해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투자법인 부문 등 3종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특히 에너지 부문 영업이익 상승은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우크라 전쟁 영향으로 심각한 에너지 난과 친환경 연료 수요가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해결국면으로 접어들면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은 잠잠해지겠지만 친환경 에너지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이를 보여주듯 친환경 연료에 속하는 천연가스 수요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 동남아시아 국가 미얀마에서 개발 중인 가스전(田)을 통해 455입방피트(ft3)의 천연가스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488ft3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미얀마 가스전 판매단가는 지난해 2분기 MMbtu(영국 기준 100만 열량단위) 당 60달러 수준에서 올해 2분기 8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분기 에너지부문에서 미얀마 가스전을 활용한 영업이익이 11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377억원과 대비해 약 3배 늘어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문에서 가스전 사업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2분기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은 총 영업이익 1700억원 가운데 약 2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 부문 총 영업이익 3206억원 가운데 가스전 사업이 약 34%를 차지해 회사의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초 경영권을 확보한 호주 천연가스 생산업체 세넥스 에너지가 호주 퀸즐랜드 지역에서 10억 호주달러(약 9300억원)를 투자해 천연가스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 그리고 천연가스 생산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시가총액은 올해 초 2조7700여억원에서 이달 초 3조2100여억원까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종합상사 업무외에 최근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에너지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며 "경기부침에 관계없이 수요가 꾸준한 에너지 사업, 특히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두 회사의 열정은 회사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