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민주노총이 9620원으로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의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경영자 총협회도 '이의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최저임금 재심의가 이뤄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래 노사로부터 이의제기는 20여차례 있었지만 재심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지난해에도 경총은 정부에 이의제기를 했지만 고용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심의는 '법정 시한 준수'라는 명분 아래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졸속으로 처리됐다"며 고용노동부에 이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법이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규정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작년과 동일한 산식으로 산출됐다"며 "물가 폭등 등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심의됐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460원(5.0%) 높은 금액이다.
인상률 5.0%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개 기관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등을 반영한 결과다.
이들 기관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의 평균은 각각 2.7%, 4.5%로 계산됐다. 이 두 지표를 더하고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2.2%를 빼 내년도 인상률이 도출됐다.
박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이런 방식으로 결정되는 것 자체가 최저임금위원회 위상을 하락시키는 것"이라며 "이런 산식을 사용한다면 앞으로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될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노사 모두의 반발을 불렀다. 노동계는 인상률이 너무 낮다고, 경영계는 인상률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경영계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