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역대급 성과급잔치가 엊그제였는데” 증권사들 자사주 매입 통해 힘겨운 주가 지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5.29 06:00 ㅣ 수정 : 2022.05.29 07:59
뉴욕증시 등 글로벌 증시 하락 여파로 주시거래대금 급격히 줄면서 증권사들 1분기 순이익 작년 1분기 대비 약 40% 가량 줄어들어 주가에 악영향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해 역대급 성과급 잔체를 벌였던 증권사들이 올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시장상황이 급변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고 주가가 떨어지자 앞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가장 발빠르게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지난 1월27일 83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공시했다.
키움증권도 지난 1월28일 43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이어 DB투자금융이 3월 3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고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다올투자증권 등도 자사주 매입대열에 동참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17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계획을 공시해 규모 면에서 가장 통큰 매입결정을 내렸다.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증권사들이 5월까지 작년 말 대비 10% 중반의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NH투자증권이 16.4%의 하락률을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고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의 순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이 한 자리수 하락률로 그나마 선방한 가운데 메리츠증권만이 플러스의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주었다.
증권사들의 주가하락을 촉발한 것은 실적이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841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1조4163억 원과 비교해 40% 가까이 줄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익은 1023억 원으로 작년 1분기 기록했던 2574억원 대비 무려 60.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그 다음 감소폭이 컸던 곳은 KB증권으로 작년 1분기 2224억 원에서 올 1분기 1159억원으로 47.9% 줄었다. 삼성증권도 2890억원에서 1517억원으로 47.5%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917억원으로 33.6% 줄어들었고 한국투자증권은 21.7% 감소한 27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다올투자증권도 52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율을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반등의 기폭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증권사들의 경우 글로벌 증시하락과 인플레이션 심리 등이 맞물려 주식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등 시장상황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만큼 주가반등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