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과 맞물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신용투자자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주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금리까지 뛰면서 주가하락과 이자부담 증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연 6~9% 선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2%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증권사들은 앞다퉈 금리인상을 준비중이다.
교보증권은 융자기간 61∼90일의 이자율을 연 8.4%에서 8.6%로 0.2%포인트 올린다. 융자기간이 91∼180일인 경우와 180일 초과일 때 금리도 각각 8.6%에서 8.8%로 0.2%포인트씩 인상하기로 했다. 적용시점은 18일부터다.
미래에셋증권도 18일부터 금리 산정방식을 체차법(사용 기간별로 이자율을 달리 적용해 합산하는 방식)에서 소급법(전체 대출 기간에 동일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신용융자 금리를 기간별로 0.9~1.7%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9%대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인상을 3~4차례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올해 1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크게 오르면서 빚투 현상이 위축되고 거래대금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호황기였던 작년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42조10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8% 가량 줄어든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작년 9월말 25조원에서 현재 22조원대로 3조원 가량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리인상이 올해 내내 지속될 전망이어서 주가상승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신용거래융자 비율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