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5.12 01:20 ㅣ 수정 : 2022.05.14 14:37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8.3% 올라 시장 예상치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 0.75%포인트 금리인상 선택 가능성 고조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또 한번 뛰어넘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좁혔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4월 CPI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 상승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8.3% 상승률은 지난달 기록적인 8.5%에 비해서는 낮아진 것이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8.1%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CPI가 전문가들 예상대로 8.1%선에서 상승률이 멈췄다면 인플레가 정점을 찍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더 높게 나오면서 물가상승 추세가 당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가 더 강해진 것이다.
그나마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물가상승폭이 전달에 비해 하락세로 돌아선 점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다 올랐다. 국제 에너지 위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3.6% 올랐고, 중고차를 비롯해 항공운임, 숙박비 등도 대부분 두 자리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4월 CPI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는 발표가 나오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일(현지시간) 개장과 함께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개장전 선물가격이 150포인트 이상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300포인트 이상 급등락을 가져올 정도로 시장은 발작증상을 보였다.
이제 시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로 쏠린다. 그는 지난 주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도 한번에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선택할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금리인상에도 물가상승이 계속해서 잡히지 않는다면 빅스텝보다 더 큰 자이언트 스텝 카드를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준이 한번에 0.75%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증시에 또다른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국내증시에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달에만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49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금리가 대폭 오를 경우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