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3.19 06:10 ㅣ 수정 : 2022.03.19 06:10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해 뜨겁던 공모주 시장이 미국의 양적긴축(QT)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 하락을 불러오며 냉랭한 분위기다.
여기에다 찬바람 부는 IPO 시장에 상장 철회나 연기 또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보다 낮게 확정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해만 대어급 IPO(기업공개)l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명에너지에 이어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브로노이가 상장 철회했고 퓨쳐메디신·미코세라믹스·한국의약연구소·파인메딕스 등은 코스닥 상장 심사를 받던 중 철회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이달 초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12개 기업(스팩 제외) 중 절반이 이달 8일 기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종목(7종목)이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상장일 이후 국내 증시 상황이 불안정하면서 이들 종목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중 보로노이는 당초 지난 17일 공모가 확정 후 오는 21~22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뒤 30일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14~15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이후 잔여 IPO 일정을 취소, 철회신고서를 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공모금액 12조8000억원, 상장 시가총액 70조5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로 상장한 것을 빼면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FOMC 금리인상 등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당분간 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IPO 시장은 대어급보다 중소형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중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세아메카닉스는 지난 15~1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2475.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아메카닉스는 독자적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 및 전자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상장일은 오는 24일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1165억원 규모다.
세아메카닉스의 상장 주관은 신한금융투자다. 수요예측엔 국내외 총 1769개 기관이 참여했고 이 중 93%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첫 상장 리츠로 지난 2~3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코람코더원리츠는 최근 리츠 열풍에 힘입어 4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 일반 청약 증거금은 약 6조6000억원 가량 몰렸다.
코람코더원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상장시키는 세 번째 리츠이자 영속형 오피스리츠로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하며 오는 2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메카닉스에 대해 “괄목한 성장을 보이는 전방시장(전기차, 디스플레이)을 기반해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현재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를 외부 환경으로 보호하는 ‘End Plate’를 납품하고 현대기아향(세방리튬배터리) 신규수주 및 협력사 등록 예정이며 SK 이노베이션에도 적극적 영업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5월부터는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기준 요건이 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 경과 및 투자일임재산 규모 50억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기관들의 반복되는 이른바 '뻥튀기 청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