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자, 물량 공급·규제 완화 언급에 부동산 시장 '봄바람' 불까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걸었던 부동산 공약에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임기 내 민간 주도로 250만호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이른바 '윤석열노믹스'의 핵심이다. 청년원가주택 30만호, 역세권 첫집주택 20만호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200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규제 완화를 위한 정책도 세부적으로 내놨다. 우선 역세권 민간재건축사업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개선해 준공된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 단계를 면제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정비를 위해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을 만들어 토지용도 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재정비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1기 신도시 5곳에 10만호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재정비 사업에서 자금 부담 능력이 부족한 고령 가구에게 재정비 기간 중 이주할 주택을 제공하고 세입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일반분양분 우선 청약권과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제공하는 등 세입자도 득을 보는 방안도 강구한다.
윤 당선인은 세제도 손볼 예정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통합 이전이라도 세 부담 완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100%로 인상할 예정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95%에 동결하고 50%에서 200%에 이르는 세부담 증가율 상한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1주택자 보유세 세율을 현 정부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또한 일정소득 이하 1주택 장기보유자 종합부동산세를 매각·상속 시까지 이연납부를 허용하고 차등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2022년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밖에 취득세도 내려 현행 1~3%인 1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거나 세율 적용 구간을 단순화하고 단순누진세율을 초과누진세율로 바꿀 방침이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해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 단일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과도한 누진세율도 완화한다.
이밖에도 양도소득세를 개편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적용을 한시적으로 최대 2년간 없애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매각을 촉진하기로 했다.
임대차 3법도 임대기간 ‘2+2년’에서 종전 2년으로 환원한다. 또한 전세보증금을 올리지 않은 임대인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밖에 생애 첫 주택구입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상향하도록 대출 제도도 개편한다.
이처럼 윤 당선인 공약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 A씨는 “윤 당선인 공약을 살펴보면 우선 민간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주택사업자에게 유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에 매각해 시세차익의 70% 이상을 보장하는 ‘원가주택’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요자에게 매력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 B씨는 “재건축 공약에서 초기 단계의 재건축 단지 추진 속도를 지연시켰던 ‘안전진단’ 평가에 준공 30년 이상 단지를 면제해 평가항목 단위 완화 대비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서울 역세권 민간 재건축지역 용적률 500%까지 상향해 과도한 기부체납 방지 등은 재건축 사업 주체인 조합의 부담을 줄이고 사업성을 개선해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대형사 중심의 서울 정비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 강남구 부동산 관계자 C씨는 “대출 규제 완화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적용 한시적 완화 등은 윤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 모두 비슷했지만 이 후보가 세제를 강화한 반면 윤 후보는 세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초 윤 당선인과 이 후보 모두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대선 후 주택매매거래가 활성화돼 부동산 시장에 다시 봄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정책신뢰 보장 차원에서 정부 출범 즉시 태스크포스팀(TFT)를 가동해 부동산세제 정상화 등에 집중해 정책신뢰도를 보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