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1.19 08:19 ㅣ 수정 : 2022.01.19 08:24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평균 대출금리가 10%에 육박하고 있다.
인뱅들이 중저신용 대출을 늘린 영향도 전체 대출금리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하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기에 중저신용 대출 목표까지 달성해야 하는 인뱅 입장에선 차주 이탈 방지를 위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해 보인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급된 대출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평균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9.79%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5.71%, 지난해 11월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한 토스뱅크는 10월 기준 5.07%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3%대다. 이를 비춰볼 때 시중은행과 인뱅의 대출금리 격차는 크게 벌어진 상태다.
인뱅 평균 대출금리 상승은 중저신용 대출 확대에 기인한다.
평균 대출금리가 거의 10%에 육박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부터 고신용자 대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중저신용 대출에 집중하다 보니 가산금리가 늘어난 게 전체 대출금리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대출금리는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준거금리(지표금리)에 차주 신용도별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각종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출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했고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대출 취급이 이뤄지다 보니 리스크 측면에서 금리가 높게 산정돼 전체 평균도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갈수록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인뱅의 금리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평균 대출금리가 취급 달 기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4.69%→5.28%→6.46%→9.79%로 가파르게 올랐다.
중저신용 차주를 많이 받을수록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뱅은 중저신용 대출을 취급하라고 만들어진 곳인데 이 수치로 봤을 땐 중저신용 대출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낮은 거 같진 않다”고 밝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간 기준금리의 차이가 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출금리 차이는 가산금리 차이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인뱅이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상승한 효과도 섞여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형 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인뱅 업계는 평균 대출금리가 표면적 수치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금융당국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점수 820점 이하를 중저신용자로 분류하는데, 600~700점대 차주 대출에선 시중은행 대비 인뱅의 금리가 더 낮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인뱅 업계 관계자는 “같은 신용점수 구간에서 비교하면 인뱅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다”며 “이런 부분은 고려 없이 평균 금리로만 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인뱅 대출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상분 반영 속도를 감안할 때 이미 인뱅 평균 대출금리가 10%를 돌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인뱅 '앞마당'인 중저신용 대출 시장 참전을 노리고 있는 만큼 위기감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결국 인뱅이 금리 인상기 속 가산금리 관리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산금리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전체 대출금리를 낮춰 금리 경쟁력 약화 논란을 걷어낼 것이란 설명이다.
일단 인뱅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급격한 차주 이탈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점점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환(대출 갈아타기)보다는 만기 연장을 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얘기다. 인뱅 역시 공격적 영업으로 확보한 차주 락인(Lock In·묶어두기)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뱅들은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결국 적절한 대출금리 산정이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