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26)] CDM 사업서 약진한 LG전자의 '2030 탄소 중립', NDC 초과 달성해 탄소배출권 판매 중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1.19 07:40 ㅣ 수정 : 2022.01.20 11:15

생산 공정 탄소 배출 감축 기술, 청정개발체제 사업, 태양광 패널 사업 등 탄소 감축 이행 / 지난해 ESG채권 1900억원 발행 / "태양광 패널 신재생 에너지 사업 ESG평가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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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 명성만큼 '안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되는 지에 대한 실증적 검증 작업은 미흡하다. 이는 ESG경영에 대한 글로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이다. ESG경영에 대한 실체적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례분석'이 축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투데이가 그러한 평가 노력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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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북미법인 신사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구광모 회장 [사진=LG전자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LG전자는 한국지배구조원의 ESG평가에서 2021년 기준 환경(E) 부문 A 등급을 받았다.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취임한 조주완(60) 대표이다. 북미시장통인 조 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CSO(최고전략책임자)에 임명돼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해 온 인물이다.

 

따라서 LG전자의 ESG경영은 지난 2018년 6월 취임했던 구광모(44) LG그룹 회장의 리더십 아래 발전해왔다는 평가이다. 구광모 회장은 특히 지난 2020년 ‘탄소중립 2030’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ESG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탄소중립 2030' 비전은 이산화탄소 등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 내부감축'을 절반으로 줄이고, '배출량 외부감축'을 통해 내부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함으로써 전체 탄소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드는 내용이다. 

 

LG전자는 그룹 내에서 이 같은 탄소중립 비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 같은 ESG경영을 통해 LG전자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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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LG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LG전자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2017년 기준 193만톤이다.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내부감축' 50%를 실현해 배출량을 96만톤으로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 등으로 배출량 '외부감축' 50%를 실현해 탄소배출권 96만톤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배출량 96만톤에서 탄소배출권 96만톤을 빼면 '탄소 중립'에 도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탄소배출권은 유엔이 부여하는 권한이다.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CDM 사업 등을 추진하면, 유엔 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 집행위원회(UNFCCC)가 심사하고 평가해서 탄소배출권을 부여한다.

 

이는 글로벌 탄소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다. 즉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친환경 기업은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는 반면에 환경유발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볼 때, 판매기업의 탄소배출권 공급과 구매기업의 수요가 일치하면 탄소중립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각적인 탄소배출 감축 노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높다. LG전자는 한국지배구조원 ESG 평가 중 환경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았다. 또 지난해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에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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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스크러버 도입해 내부 감축하고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탄소배출권 획득

 

LG전자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직접 배출원과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적 배출원을 동시에 차감했다.

 

직접 배출원 차감에 사용된 대표적인 기술은 온실가스 처리장치인 스크러버 도입이다.

 

LG전자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인 고효율 태양광 패널은 생산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SF6(육불화황) 가스가 발생하는데 LG전자는 해당 가스의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2015년부터 스크러버를 도입했다.

 

현재 BS본부 구미사업장에서 총 35대의 스크러버를 운영 중이며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데 발생하는 SF6를 연간 40만톤 감축했다. LG전자는 해당 가스 저감 설비의 신규 설치를 검토해 연간 15만톤의 추가 감축을 계획 중이다.

 

또 LG전자는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패널 사업에 투자하며 오랜 기간 입지를 강화해 왔다. 2010년 태양광 모듈 사업에 뛰어든 이래 ‘모노 엑스 네온’과 ‘양면발전 태양광 모듈’ 등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연이어 발표해 태양광 사업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이미 오랜기간 태양광 패널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집중한 결과 E(환경) 부문에 있어서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LG전자는 N타입 모듈 출력을 지난해 기준 2019년 대비 14.5% 개선하고 발전량 또한 2019년 345와트에서 지난해 395와트까지 늘렸다.

 

LG전자는 직접적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감축시키는 것 외에 CDM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CDM사업은 전력 사용량이 적은 고효율 제품을 판매하고 그로 인해 저감된 전력을 탄소배출권으로 되돌려 받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UNFCCC(유엔 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 집행위원회)로부터 평가를 거친 뒤 탄소배출권을 발급받게 된다.

 

현재까지 전력을 생산할 때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보다 석유와 석탄을 사용하는 전력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력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온실 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까지 CDM사업으로 35만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으며 해당 사업을 확대해 목표치인 96만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 정부의 '유상 할당량' 넘어서는 탄소배출 감축에 성공, 다른 그룹사에 탄소배출권 판매 중

 

LG전자의 특이점은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지난 2017년부터 LG전자는 탄소배출권을 다른 그룹사에게 판매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8년 온실가스 총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보다 10%포인트 높은 50%를 감축 목표로 잡아 실행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배출권정책지원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업은 과거에 배출한 온실가스 양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받는다”며 “일반적으로 과거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의 90%를 온실가스 배출권으로 기업에게 할당하고 나머지 10%는 유상할당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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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환경공단]

 

LG전자가 배출권을 판매한다는 것은 유상할당량을 넘어서는 탄소배출량 감축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상할당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외부에서 사들이는 것으로 청정개발체제 사업과 같이 탄소 배출 감축 활동으로도 획득이 가능하다.

 

LG전자는 2017년 탄소배출권 10만톤을 그룹사인 LG화학에게 20억6500만원에 판매했다. 이어 2018년에도 10만톤을 22억7000만원에, 2019년에는 23만톤을 71억6500만원에 팔아 수익을 남겼다.

 

이는 청정개발체제 사업 등 외부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정부의 유상할당량 10%를 상회하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고효율 설비 및 탄소배출량 감축 장치 도입 확대, 청정개발체제 사업 추진 등 탄소상쇄배출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했다”며 “배출권거래법에 따라 할당받은 탄소배출권으로 배출량을 상쇄하고 남은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0%의 유상할당을 100%로 늘려 Net Zero(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유상할당량 10%를 넘어 그룹사에게 판매하는 탄소배출권이 연간 20만t에 다다랐으며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확장해 추가적인 탄소배출권 획득이 가능하다.

 

■ 문성후 ESG학회 부회장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수익성과 ESG 경영을 조화시켜"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개발 사업이 ESG의 E(환경)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으로 꼽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수익성을 추구하기 위한 신사업이 ESG경영에도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문성후 ESG학회 부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태양광 패널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ESG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분야다”라며 “산업 자체는 자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개발과 그곳에서 파생되는 투자 확대 등 ESG를 사업 기회로 승화시킨 케이스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를 설정하고 태양광 패널 사업에 중점을 뒀다. 기술개발과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투자금을 유치한 것이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술을 향상시켜 사회적 가치 또한 이행했다는 평가다.

 

문 부회장은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은 흔히 공유가치창출(CVS·Creating Shared Value)이라고 부른다”며 “이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경영을 의미하는데 ESG의 모범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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