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3일 올해 국내 증시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환경 변화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되며 유동성 공급 축소로 주식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은 올해 증시를 뒤흔들 부정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증시 눈높이는 오미크론 등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불확실성이 남아서 지속적으로 하향되는 분위기로 갈 수 있다.
다만 투자 유망업종으로 꼽히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외국인의 수급을 도와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반등의 기회는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의 완화로 두 업종의 공급망이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특히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들의 반등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국내 증시는 위험성이 높아진 시장으로 가격변동성 이슈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하에 기준금리 변화와 미국의 테이퍼링 등의 움직임들이 아무래도 불안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2021년 소비자물가상승 최고치...증권가, 코로나 속 한국성장률 2.9% 유지키로
증권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도 올해 한국 성장률은 2.9% 전망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오미크론 변이와 추가적인 변이 바이러스 가능성 등 코로나19 관련해 불확실성은 올해도 지속적인 경기 흐름의 최대 변수로 보여진다.
다만 확진자 급증과 소비간의 상관성이 줄고, 정부도 거리두기 강화보다는 최대한 ‘위드 코로나’로의 시행 유지를 고려해 소비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 치솟으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농축산물과 석유류, 집세 등의 품목들이 크게 올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탓이다.
2020년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한국은행(한은) 목표치인 2.0%를 상회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가 같은 해 4분기 3%대의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미국과 유로존 물가(2021년 11월 기준)가 각각 39년(6.8%)과 24년(4.9%)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는 이유는 공급 측 요인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차질 및 기저효과 등의 글로벌 공통적인 물가 상방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 미 연준, 테이퍼링 3월 종료..내년 금리 3회 인상 예고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속도를 높였다. 이 속도를 유지하면 오는 3월이면 자산 매입이 마무리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될 거란 예상에서다.
지난해 11월,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종료 시점과 기준금리 인상 사이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축소에 속도를 내 긴축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FOMC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이 담긴 점도표에서는 다수의 위원이 2022년 3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변되는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되기 전까지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간으로 자국내 공급망 구축은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겠지만, 2분기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전환기 본격적 진입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실효성 높은 전략이 필요하다.
성장주처럼 성장성을 담보로 가치가 올라간 미국 기업일수록 할인율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더 받게 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유동성 회수를 알리는 신호탄인 만큼, 어느 때부터인가 과열이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한 미국 증시가 조정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 반등 기대감, 반도체·2차전지 눈여겨볼 만...三電,SK하이닉스 유망 업종
2022년 반등 기대감으로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지목해 유망 업종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 낙폭이 과대했던 반도체와 자동차는 수출 증대와 공급망 병목현상 해결 등 업황 개선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통상 반도체주는 업황을 6개월 선행한다. 최근 주가도 반등세를 띠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의 반등과 합병(M&A) 등 대규모 투자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호조를 국내 증시의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2년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과 배당, 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의 저점대비 상승률과 비교할 때 1/3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서 상대적 매력도가 크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CEO가 언급했듯이 비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의 공급망 차질이 일부 해소되기 시작하며 부품 공급부족 완화에 따른 내년 세트 수요의 예측 가시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