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인터넷 전문 은행(인뱅) 토스뱅크가 혁신금융을 앞세워 수신금리 연 2.0%의 수시입출금 통장을 선보였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은행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의 수신금리 2.0% 통장은 출시 당시 은행권 내에서는 이슈 마케팅 차원으로 일시적인 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일부 인뱅들이 설립 초기 토스뱅크와 유사한 마케팅 전략을 동원했던 터라 일시적 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렸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토스뱅크는 출범 직전 “모기업인 토스에서 돈 벌어서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수신금리 2.0%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하자 최근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이자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들도 예적금 이자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각 은행마다 다양한 상품이 있어 인상 폭에 일부 차등이 있기는 하지만, 최대 연 3%대의 수신금리 통장도 등장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4대 시중은행 모두 2.0% 이상의 수신금리 상품을 하나씩은 보유하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각각 상품마다 수신금리가 다르게 작용되지만 최근 시기적인 특성을 감안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통장과 ESG 관련 상품의 경우 수신금리를 대폭 인상했다”면서 “내년에 기준금리가 또 오르게 되면 수신금리는 더욱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인뱅들도 수신금리 인상 대열 합류가 유력시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 8월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되자 수신금리를 일부 인상했다”며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상승한 상품들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를 올린 상품에 대해 아직 출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신금리 인상 상품을 지난달 기준금리 상승 전에 선제적으로 출시했기 때문에 변동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뱅의 경우 출범 초기 혁신금융을 앞세우며 금융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및 국내외 금융 시장 변동으로 소극적 영업 태도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뱅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평가가 낮아진 상태에서 수신금리 2.0% 지급 통장을 앞세운 토스뱅크의 출범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뱅들이 수신금리를 올리자 사실상 토스뱅크의 수신 금리 경쟁력은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수신금리 1.8%대의 통장을 보유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를 재 산정해 적용할 예정이다. 결국 인뱅 3사 모두 수신금리 2.0% 통장을 보유하게 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내년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최소 2차례 이상 인상할 것이 유력시 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상승에 보조를 맞추겠는 입장을 밝혔지만 토스뱅크는 현재 계획이 불투명한 상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여신사업이 대출총량규제에 막혀 있어 예대마진이 저조해 수신금리 지급하는데 자산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내년 대출이자 및 총량을 산정해야만 수신금리 변동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