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범, 제도권 은행내 견제·기우 기류 공존…전문가 반응은 우려 일색

최정호 기자 입력 : 2021.10.06 08:18 ㅣ 수정 : 2021.10.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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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은행의 보수성에서 탈피한 새로운 은행을 표방하며 5일 출범했다. 사진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홍민택 대표. [사진=토스뱅크]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했지만 은행권 안팎으로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토스뱅크가 출시한 서비스 모두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를 역행하고 있으며, 인터넷 전문 은행(이하 인뱅) 및 시중은행의 경영 방향과 정반대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5일 열린 출범식에서 “새로운 은행”이라면서 “은행이 갖고 있는 보수성에서 탈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민택 대표의 발언과 달리 6일 전문가들은 “타 은행들이 하지 않는 상품을 출시한 것일 뿐 새로운 은행은 아니며 보수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 파격적인 금융서비스 ‘지속가능’ 관건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하면서 최대한도 1억5000만원인 마이너스통장(연3.26~11.47% 금리)을 선보였다. 

 

또 다양한 사용처에서 결제 시 최대 4만6500원의 캐시백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체크카드도 출시됐다. 

 

공식 출범에 앞서 출시된 연 2%의 수신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통장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토스뱅크가 흥행몰이에 성공한데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으로 대출 시장이 얼어붙은 게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 마이너스 통장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고 인뱅들도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토스뱅크의 이 같은 행보에 업계 및 전문가들은 “혁신 금융도 아니며,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 

 

다만 선보인 상품들이 파격적이라는 것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인뱅의 관계자는 “출시된 상품들이 파격적인 것은 맞다”면서 “시장에 어떻게 안착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우리가(당사)가 굳이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며 맞대응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수신금리가 높은 입출금 통장을 내놓았는데 매력적인 상품인 것은 사실”이라며 “초기 자본 출혈을 감안하면서까지 출시한 것인데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반응이 사늘한 것은 예대마진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은행의 특성에 놓고 봤을 때 토스뱅크는 이를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회수가 담보로 되지 않은 대출 상품을 제공하면서 수신금리를 많이 주겠다는 것은 자칫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민택 대표는 지난 5일 열린 출범식에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무건전성 유지 방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홍민택 대표는 5년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지만, 지금 같은 여수신 상품을 운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금융권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 제도권 금융사로 토스뱅크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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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출범한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재무건전성 위기로 인해 고신용자 대출로 돌아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스뱅크를 출범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 역시 기우(杞憂) 일색이다. 

 

먼저 인뱅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경우 금융 혁신을 앞세우며 금융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재무건전성 위기를 뛰어넘지 못하고 예대마진을 높이는 보수적인 은행으로 돌아섰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토스뱅크를 혁신 금융으로 볼 수는 없으며 다만 기존 은행들이 취급하지 않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뿐”이라면서 “관건은 지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김기운 경인여대 MD경영학과 교수는 “마케팅 측면으로 봤을 때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상품으로 이슈 몰이에 성공한 것은 맞다”며 “토스뱅크가 이 같은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 자칫 재무건전성이 훼손돼 유동성 위기에 허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및 전문가들이 토스뱅크가 제도권 금융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 실패한 인뱅들의 전처를 토스뱅크도 밟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과 수신 업무를 파격적으로 하는 게 은행 업무의 전부가 아니다”라면서 “금융당국의 정책 하나에 은행의 경영 기조가 바뀌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잘 따라가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기운 교수는 “인뱅이라고 하지만 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은행이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이 제시한 자기자본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이를 토스뱅크가 해낼 수 있는지도 하나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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