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창사이래 첫 파업위기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안보인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역대 최대실적 행진을 벌이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이 결국 파업강행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런데도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침묵으로 일관, HMM 직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24일 HMM 해상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2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434명이 참여해 400명(재적 대비 88.3%, 투표자 대비 92.1%)이 찬성표를 던져 파업안이 가결됐다.
육상노조도 앞선 19일 3차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오는 30일 파업투표 결과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HMM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놓이게 됐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HMM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지난 6년(해상노조), 8년(육상노조) 동안 동결됐던 임금을 경쟁사 수준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였던데 반해 사측은 사측은 임금인상 5.5%와 격려금 100%, 하반기 추가 격려금을 제시로 노조의 인상요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사측은 협상 과정에서 해상, 육상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요구와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
해상노조는 25일 단체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스위스 최대 해운업체 MSC로의 단체 이직도 고려중이다.
MSC는 국내 대행사를 통해 현재 HMM 선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채용공고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HMM의 월급쟁이 사장으로는 사태해결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지만, 산업은행은 임금 협상이 시작된 후 노사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는 식으로 뒤로 물러나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뒤에서 사측의 임금협상 전략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이 HMM 노조의 주장이다.
HMM 사측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설득해 새로운 임금인상 협상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이 25일 전까지 전향적인 임금인상안을 제시할 경우 교섭을 이어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채 산업은행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