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우리사주 포기한 SKIET 150만주 실권 처리 둘러싼 미래에셋증권의 개인투자자 홀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4.30 10:40 ㅣ 수정 : 2021.05.04 09:07

실권 물량 5% 범위내에서 일반 공모 추가배정 가능한데도 전량 기관배정 결정했다가 여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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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공모금액이 몰린 SKIET의 대표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일반공모에 역대 최대인 8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가운데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 150만주 처리를 놓고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

 

미래에셋이 실권물량을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 몫으로 전량 넘기기로 결정하자 투자자들의 분노를 산 것인데, 미래에셋은 항의가 잇따르자 뒤늦게 실권물량을 개인에게 넘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IET 직원들에게 배정한 우리사주에서 약 35% 가량의 실권이 발생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주식수가 전체의 20%인 427만8000주인 점을 고려하면 149만7300주에 달하는 물량이 실권처리됐다는 계산이다.

 

직원 1인당 평균 배정금액이 20억6000만원에 달하다보니 금액마련이 쉽지 않은 직원들이 청약을 일부 포기한 것이다.

 

문제는 미래에셋이 이 실권물량을 전량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이번 SKIET 공모는 기관배정물량이 1176만4500주에 달하고, 일반공모물량은 534만7500주에 불과하다.

 

실권주 150만주는 일반공모물량의 28%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우리사주 청약 미달로 발생한 잔여주식은 공모주식의 5% 이내에서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실권주 150만주 가운데 5%에 해당하는 106만9500주가 추가로 일반공모물량으로 배정된다.

 

단 1주라도 받기 위해 청약에 나선 건수는 약 474만4557건으로 최종경쟁률은 288.17대 1을 기록했다. SK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청약자수가 균등 배정물량을 넘어서 청약자 가운데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배정물량이 가장 적은 NH투자증권은 청약 경쟁률이 502.16대1에 달했고 삼성증권 역시 경쟁률은 443.16대1로 높았다.

 

청약건수가 청약물량을 웃돌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정이 이뤄지는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청약자 대부분이 한 주를 못받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우리사주 실권물량 전량을 기관투자자의 몫으로 추가 배정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분노했다. 미래에셋를 향한 항의가 빗발치고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개인 덕분에 큰 미래에셋이 개인들을 배신했다”는 비난의 글들이 쏟아졌다.

 

미래에셋은 항의가 속출하자 뒤늦게 실권주 배정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하고, 최종 배정물량은 다음달 3일 발행공시를 통해 확정하기로 태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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