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코로나 백신 카운트다운? 백신 조기 승인으로 대선 마지막 뒤집기 승부수 띄우는 트럼프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09.04 08:46 ㅣ 수정 : 2020.09.04 08:47

11월3일 대선전까지 백신을 내놓겠다는 트럼프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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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전당대회를 통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뒤쳐져 있다.

 

일부 경합주에서는 바이든과의 격차를 많이 좁혔지만 여전히 전국 단위의 전체 판세에서는 바이든이 비교적 여유 있게 트럼프를 따돌리고 있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조 바이든. [연합뉴스]
 

최근 트럼프는 꽉 막혀 있는 대선판세를 뒤흔들기 위해 공포정치를 꺼내 들었다.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종차별 시위로 홍역을 앓고 있는 위스콘신 주 커노샤를 전격 방문한 것도 공포정치를 통해 백인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커노샤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격피해자를 위로하거나 인종차별 해소를 호소한 것이 아니라, 시위를 가리켜 국내 테러로 규정하며 강경진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백인들이 전통적으로 무질서와 폭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다분히 전략적인 접근법이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에서 뒤쳐진 여론조사를 일거에 뒤집기에는 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의 마지막 승부수는 잃어버린 일상을 미국인에게 되돌려줄 코로나 백신 밖에 없다는 것이 미국 정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말 50개 주정부에 “10월 말, 늦어도 11월 1일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준비하라”고 통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월말, 늦어도 11월1까지로 못 박은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첫째주 화요일 즉, 11월3일 이전에 백신을 풀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CDC가 이 서신을 보낸 시기도 묘하다. 서신을 발송한 정확한 날짜는 8월 27일인데, 이 날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코로나 백신이 연말 이전에 나올지 모른다”고 했는데, CDC는 이보다 훨씬 앞서 백신을 배포할 준비에 착수했음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온 지 하루만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0월말, 11월초 백신 개발설에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10월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이 종종 트럼프와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워온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반응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트럼프가 대선 판세를 뒤집을 막판 승부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결국 코로나 백신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면 코로나 백신은 조기에 세상에 나올 공산이 얼마든지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 추이. [연합뉴스]
 

이른바 긴급승인이라는 제도를 통해 3차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면 예외적으로 조기 승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에선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이 3상 임상 시험에 돌입했지만 그 대상이 수만 명에 달하는 데다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백신 상용화는 빨라야 올 연말에나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백신이 연말에 나오는 것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에게는 의미가 없다. 대통령이 지닌 권한을 총동원하여 백신 승인을 최대한 앞당겨 경제도 살리고, 코로나에서도 이긴 강인한 대통령 이미지를 심어줘 결국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계산인 듯하다. 이른바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 전략인데, 불도적 같은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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