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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경제

한국낙농업 개척자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 파문에 홍원식 회장 눈물의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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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5.04 11:10 ㅣ 수정 : 2021.05.04 13:53

대표이사 이어 회장 전격 사퇴 소식에 남양유업 장중 전거래일 대비 23% 급등하며 40만원 넘어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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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대국민 사과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결국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자사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발표로 야기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국민사과와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 직원, 낙농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해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남양유업의 이광범 대표이사는 3일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대표이사에 이어 회장까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남양유업은 새로운 전문경영인 영입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홍 회장의 사퇴는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이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것이 결정타였다.

 

발표 이후 주가가 요동치고 해당제품이 일부 편의점에서 품절사태가 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이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남양유업을 경찰에 고발했다.

 

소비자들도 임상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세포 단계 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섣불리 발표하여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며 과거 대리점 갑질 사태와 연결하여 불매운동을 재개하는 등 응징에 나섰고, 졸지에 피해를 보게된 대리점주들은 대표이사 퇴진과 정상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세종시로부터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사전통보를 받은 남양유업은 청문회 절차를 준비하는 와중에 대표이사와 회장 모두가 경영에서 물러나며 백기를 든 것이다.

 

남양유업은 한국전쟁 당시 일사후퇴 때 피난을 내려온 故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회사다.

 

남양유업은 1971년 전국우량아선발대회를 통해 단숨에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았다. 당시 1회 대회 때 영부인이었던 故 육영수 여사가 직접 참석하고 수상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할 정도로 큰 이벤트였다.

 

남양유업은 이후 매일유업, 서울우유와 함께 국내 유가공산업을 이끌며 외환위기 때도 연 20% 성장을 달성할 정도로 내실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터진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사태는 남양유업의 발목을 잡았고 이후 지속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퇴한 홍 회장은 연세대 재학시절부터 부친을 도와 회사발전에 큰 공을 세웠지만 결국 대리점 갑질 사태에 이은 불가리스 파문으로 더 이상 경영일선에서 머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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