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노베이트, '메타버스·전기차 충전' 저성장 파고 넘을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4가지 신(新)성장 테마 ‘뉴라이프 플랫폼’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4가지 신성장 테마는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이동수단·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메타버스)이다.
이 가운데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의 주력 분야는 모빌리티와 뉴라이프 플랫폼이다.
이에 따라 롯데이노베이트는 2021년 가상현실(VR)·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전문회사 '칼리버스'를 인수하고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나섰다.
또한 이듬해인 2022년 전기차 충전 전문 기업 중앙제어(현재 이브이시스·EVSIS) 지분 71.14%를 690억원에 인수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정보기술) 서비스'라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깨고 신사업 동력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올해는 역성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타버스와 전기차 충전사업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시장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이노베이트가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24년 3분기 실적은 매출 약 2880억원과 영업이익 약 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3%와 48.5% 줄었다. 다만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 매출(2865억원), 영업이익(58억원)과 비교하면 모두 증가세를 보인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3분기 매출을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시스템관리(SM) 약 502억원 △시스템통합(SI) 약 2191억원 △전기차 충전(EV-Charging) 약 186억원 정도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문별 매출은 △SM 475억원 △SI 2311억원 △전기차 충전 161억원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사업만 매출이 늘어나고 나머지는 감소세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 매출은 △SM 494억원 △SI 2136억원 △전기차 충전사업 234억원으로 전기차 충전만 매출이 줄어든 셈이다.
롯데이노베이트의 3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매출 3221억원과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채 분기를 마감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신사업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에 따른 부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 3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부진한 것은 신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영업이익에 먼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최근 더디면서 충전소 사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간한 '전기차 캐즘, K-배터리 위기와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은 2022년 54.4%, 2023년 35.2% 2024년(상반기) 20.8%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캐즘 배경으로는 △비싼 전기차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불안정한 주행거리 △올해 두드러진 화재 사고 등이 꼽힌다.
이처럼 전기차 사업 성장이 지속적으로 주춤하면 충전 사업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는 국내에서 이미 주춤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다. 주요 이동통신사와 게임업계에서 메타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시장이 위축되고 산업 트렌드가 AI(인공지능)로 옮겨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업계 가운데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을 밟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롯데이노베이트는 3년간 공을 들여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해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한 '칼리버스'를 지난 8월 29일 정식 출시했다.
그러나 칼리버스 등장에 따른 지속적인 투자로 적자 폭이 계속 커져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액이 70억원을 넘었다.
칼리버스가 정식 출시되면서 매출 등 수익이 이뤄져야 하지만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롯데이노베이트 내부에서는 단기 실적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모습이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배터리 가격 하락과 전기차 반등 가능성 등 최근 전기차충전 업황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가 등장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칼리버스는 8월 글로벌 오프닝 이후 최근 K-팝,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페스티벌 등 매력적인 킬러 콘텐츠들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