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신재생에너지 역량 강화로 환경 등급 A로 상승...최윤범 회장의 지속가능경영 주목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아연·금·은·동 등의 비철금속 제련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고려아연은 2023년 한국ESG기준원 ESG평가의 환경(E) 부문서 A등급을 획득했다. 지난 2022년 B+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굴뚝 산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음에도 환경 부문 역량을 끌어올린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속가능경영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사회 A 등급, 지배구조 C 등급은 2022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따라서 지배구조 C 등급은 향후 집중적인 개선이 요구된다는 평가이다.
최윤범(49) 고려아연 회장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당사는 비철금속 제련 사업을 선도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광산업체 및 협력사와의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이 중요하고, 이들과 함께 탄소 감축활동 정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환경(E)부문=2050 탄소중립 위해 ‘탄소 배출 감축·신재생에너지 발전’ 동시 추진
고려아연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키 위해 탄소 배출량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에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했다. 로드맵은 10년 단위로 진행되며 오는 2030년까지 설비 최신화 및 공정 개선을 통해 34만332t의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31년부터 2040년까지는 무탄소에너지원 전환을 통해 87만233t의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며 2050년까지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의 그린수소 발전을 통해 궁극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토록 세밀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한 것은, 수 년 동안 핵심사업장인 온산제련소에서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해오면서 관련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2050년까지 치밀한 탄소중립 계획을 토대로 관련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역량도 국내외 양측에서 강화하고 있다. 2023년 태양광 발전을 통해 73MW(메가와트시)의 전기를 생산 및 운용했으며, 올해 중순 신축 안전 교육장에 유사한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추가로 설치 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올해 태양광 발전량은 120MWh로 예상되며, 추가적으로 4.3MW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투자를 진행해 발전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2023년 말부터 온산제련소 내 수소 충전소 구축을 시작해 올해 중순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설비서 생산되는 수소는 수소지게차 30여대의 연료로 사용될 예정이며, 이로써 사업장 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할 계획이다.
해외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호주에서 중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의 계열사 맥킨타이어(Maclntyre)의 호주 태양광·풍력 발전시설 가동을 통해 그린수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지역서 생산된 전력을 국내 온산제련소에 도입함으로써 국내 설비서 사용되는 전력을 100%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게 큰 그림이다. 이 외에도 2018년 계열사 ‘호주 SMC’를 통해 현지에 125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했다. 이를 기반으로 호주서 2040년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회사인 고려아연은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 온산제련소, 대기오염물질 관리에 철저
고려아연은 전세계서 ESG 바람이 불기 전부터 대기오염물질 관리에 힘써왔다. 2019년 3533t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23년 기준 1592t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성과는 온산제련소장의 감독하에 철저히 대기오염물질 관리 업무가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온산제련소장은 전사 환경관리 최고책임자로써 업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관리는 환경경영본부장 산하 조직 환경경영1팀, 환경경영2팀, 정수팀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환경경영1팀은 △대기오염 물질 관리 △화학물질 및 수질 폐기물 관리 업무를 하고 있으며, 환경경영2팀은 △오염물질 방지 및 저감시설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정수팀은 △폐수처리시설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렇게 세분화된 환경관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총 배출량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 있었다. 고려아연 환경경영1팀 관계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총량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환경규제 및 제도가 지속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온산제련소는 체계적인 방지시설 관리, 시설 확충, 부서평가와 성과보상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매년 전년대비 5~10% 수준으로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회(S) 부문= 치밀한 인재 관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으로 A 등급 유지... 지배구조 부문은 큰 변화 없어
고려아연은 사회 부문 강화를 위해 인재 채용부터 인재 육성 및 역량 강화까지 빈틈없는 인재 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정기공채와 직군별 수시채용을 통해 적시적소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채용과정에 있어 국가 보훈대상자,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우대 정책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취약계층의 생활권 보장과 고려아연 조직내 다양성을 제고하고 있다.
지원자에 대한 평가는 역량기반 채용 방법론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인적성 검사, 구조화된 면접 등 지원자를 입체적, 다면적으로 평가하기 위해노력하고 있다.
채용 이후 부서배치에 있어서 임직원의 능력과 적성, 희망 부서 등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보직순환 근무제도 운영을 통해 임직원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의 승격 및 승진은 공정성과 공평함을 보장하기 위해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임직원의 성장 및 경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의 리더십, 직무 역량 강화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온보딩 프로그램(신입사원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입사자의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신입사원은 입문교육 기간 동안 고려아연의 역사 및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신입사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입문교육 종료 후 1년 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역량을 강화하고 고려아연의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고려아연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외에 다양한 나눔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눔경영 사회적 활동으로는 △다문화가정 아동 교육지원사업 후원 △울산지역 학교 발전기금 기부 △아동복지 △청소년지원사업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해비타트 주거환경 개선 및 동절기 지원 활동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및 학대 예방 지원 △의료봉사 등이 포함된다.
지배구조 부문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과거 동업자였던 영풍과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상호거래가 발목을 잡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수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두면서 일반적인 이사회 운영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주주환원 및 조세 투명성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외에 특별할 만한 지배구조 개편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며 지배구조 부문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C 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최근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