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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00억·SK 120억원'…재계, 경기 불황에도 통큰 기부로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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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2.16 05:00 ㅣ 수정 : 2023.12.16 05:00

삼성, 23개 계열사 500억원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
삼성 25년간 불우이웃 돕기 기금 누적액 8200억원 넘어 '눈길'
SK그룹,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 쾌척...25년간 2345억원 기부
최태원 SK 회장 'ESG경영 전도사' 답게 사회 공헌 앞장서
올해 4대 그룹 연말 성금 1000억원 육박 전망
주요기업, 경영난에도 ESG경영 강화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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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는 연말을 맞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500억원과 120억원을 전달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 = 삼성/SK]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예년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을 쾌척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훈훈한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기부 등 나눔 활동에 앞장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적극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삼성이 가장 먼저 연말 성금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지난 1일 23개 계열사가 함께 성금 500억원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삼성은 199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25년간 지속적으로 기탁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취지로 삼성이 올해까지 기탁한 누적 성금은 8200억원에 이른다. 

 

삼성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씩 기부해오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200억원 △2011년 300억원 △2012년부터 500억원 등 해마다 금액을 늘려오고 있다. 올해도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삼성은 지난해와 같은 500억원을 쾌척했다.

 

삼성의 뒤를 이어 SK가 기부 행렬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1일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1999년 이후 해마다 이웃사랑 성금을 기부해 온 SK그룹은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이 234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은 연말 성금 기탁 소식이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지난해 수준의 기부금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50억원을 기부했다. 2003년부터 참여한 현대차그룹은 19년간 누적 기탁액이 3340억원으로 집계됐다.

 

LG그룹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탁해 1999년부터 누적 기탁금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이 올해 기부한 연말 성금은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효성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희망2024나눔캠페인에 동참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5개 회사가 함께 모은 10억원을 기부했다.

 

두산도 같은 캠페인을 통해 20억원을 전달했다. 

 

GS그룹은 같은 기관에 연말 이웃사랑 성금으로 40억원, HD현대도 연말을 맞아 취약계층을 돕는 취지의 성금 20억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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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 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자 대상 배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재계는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펼쳐 몸소 연말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1월 15일부터 연말까지 5주간 내년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를 시작했다.

 

기부페어는 임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서 내년에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정한 기부액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 기부된다. 회사는 임직원 약정 금액에 1대 1로 매칭해 기부금을 출연한다.

 

금전 후원 외에 임직원들은 원하는 CSR 프로그램을 통해 수혜자에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진로 상담 등 멘토링을 제공하는 재능 기부 신청도 할 수 있다.

 

SK는 14일 SK가 만든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에서 ‘SK 행복나눔김장’을 전달했다. 사회적기업 3개사가 만든 김장 2만5000포기를 구매해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를 통해 전국 600개 사회복지기관과 취약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SK는 지난 1996년부터 그룹 구성원이 함께 모여 김장을 직접 담가 취약계층에 전달해왔다.

 

하지만 김치를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이 △기업 인지도 향상 △매출 증진 기회 확보 △국내산 재료 사용 △지역 주민 고용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여겨 SK는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김치를 구매해 이웃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LG는 LG전자 4개 자회사 임직원 70여명이 지난달 22일 서울 소재 복지관 3곳을 방문해 배식, 설거지, 도시락 배달 등 무료 급식 봉사와 김치 기부 및 배달 나눔 봉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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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경기 불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올해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특히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반도체 사업을 펼치는 삼성과 SK의 타격은 컸다.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 등으로 삼성전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8.1%, 95.5% 감소했고 2분기에도 각각 22.28%, 95.26% 줄어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로 적자폭이 다소 줄었지만 실적 악화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SK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실적 악화가 올 한해 계속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79% 줄었고, 영업손실이 3조4023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도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해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대 적자를 냈다.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 1조 7920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어들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줄었고, 2분기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행히 3분기 영업이익 1조5631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들이 연말 성금 나눔 규모를 줄이지 않는 데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지난 2020년 대(對)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삼성은 지난 11월 ‘사회적 약자 지원 CSR 신사업 통합 출범식’을 열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과 노인 세대 지원을 약속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ESG경영 전도사’라고 불릴 만큼 재계에서 가장 ESG에 관심이 많은 총수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향으로 빅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수년간 ESG경영은 물론 사회 공헌과 지역사회 상생 등 기업 사회환원 활동과 관련한 여러 항목에서 관심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광모 LG 회장은 사회공헌 부문에 투자한 금액만 최근 2년간 2배 가량 급증했다. LG그룹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889억원 수준이던 사회공헌 금액이 2022년 1663억원까지 불어났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일찍부터 약자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보여왔다.

 

현대차그룹은 2007년부터 사회공헌백서를 발간하고 사회공헌 캠페인을 펼쳤으며 세계 각 지역에 직업기술교육 센터 ‘현대드림센터’를 건설하는 등 해외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과거에는 기업이 영업과 제품 생산 등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CSR이나 ESG경영 등이 강화되면서 사회공헌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며 “이에 따라 업황이 조금 암울해도 쉽게 사회공헌 예산을 줄이지 않고 항상 우선순위에 두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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